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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눈팔이 'Lo(로)'와 떠나는 여행

    이슬로의 그림 속 캐릭터, ‘Lo(로)’와 친구들은 자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오른발, 왼발! 척척 맞는 발걸음이지만 구령에 맞춘 듯 억지스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럽죠.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던 두 친구가 어느새 같은 리듬에 맞춰 걷게 된 것처럼요. 그림 속 친구들의 눈동자 역시 한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디를 그렇게 보는 건지,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살며시 그들의 눈동자를 뒤쫓아 봅니다.

    이슬로, Ampersand, Acrylic on Canvas, 53x45.5cm, 2022


    이슬로의 그림 속 캐릭터, Lo(로)와 친구들은 자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오른발, 왼발! 척척 맞는 발걸음이지만 구령에 맞춘 듯 억지스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럽죠.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던 두 친구가 어느새 같은 리듬에 맞춰 걷게 된 것처럼요.

    마음이 맞으면 발걸음도, 그리고 시선도 같은 곳을 향하게 됩니다. 그림 속 친구들의 눈동자 역시 한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을 똑바로 안 보고 어디를 그렇게 보는 건지,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살며시 그들의 눈동자를 뒤쫓아 봅니다. 왼쪽의 친구는 오른쪽 친구를 바라보는 것 같은데, 오른쪽 친구는 또 무엇에 그리 정신이 팔린 걸까요? 궁금한 마음에 캔버스 곳곳을 살펴보게 됩니다.


    (좌)이슬로, Friends Friends - 사과밭(an apple orchard), 72.7x90cm, Acrylic on Canvas, 2022  (우)이슬로, Slow drawing 28, 34.2 x 33.4cm, Acrylic on Canvas, 2022


    안타깝게도 그림 속에서는 정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산뜻한 색감, 경쾌한 붓터치들은 힌트만 줄 뿐이죠. 그곳이 어디라도 왠지 재밌는 일이 가득할 것이라고요.

    Lo(로)와 친구들은 그렇게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림 속이 아닌, 그림 밖 어딘가로 말입니다.



    (좌)이슬로, Instant - Apple,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2022 (우)이슬로, Slow drawing 28, 33.4 x 24.2cm, Acrylic on Canvas, 2022


    많은 다른 그림들이 ‘그림 속’으로 감상자들을 이끄는 것과 다르게 이슬로와 ‘Lo(로)’는 캔버스 밖으로, 작품 밖으로, 감상자들을 잡아 끕니다. 안락하게 머무르던 곳, 시야가 닿는 곳을 벗어나 캔버스 밖,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나볼 것을 권합니다.

    이들에게 목적지를 물어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직 어디로 가는지 정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저 눈길이 닿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여행을 떠나보자고 눈짓할 뿐이죠.

    그들은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만약 도착한 곳에 아무것도 없으면 물감을 흩뿌려서 길을 만들어 줄 수는 있어!’

    한 손에는 물감통을 든 로(Lo)가 다른 손을 내밉니다. 뿌리치기엔 너무 귀여운 제안입니다.

    ‘Lo(로)’의 손을 잡고 떠나 보세요. 계획 없이 오른 여행길은 마냥 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마음껏 한눈을 팔아도 괜찮습니다.
    너무 맛있는 케이크 가게를 발견했다면 모든 맛을 맛볼 때까지 그곳에 머무르다가, 지나가는 누군가가 흥얼거린 음악이 귀에 맴돈다면, 그를 따라가 보는 거죠.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으니까요.





    그렇게 한참을 눈길이 가는 대로 ‘Lo(로)’와 함께 발걸음을 옮기다 문득 뒤돌아 보았을 때, 우리의 물감통에서 떨어진 물감들이 어떤 풍경을 이루어냈을지 전혀 상상할 수 없기에 더 설레어옵니다.



    이슬로의 작업실 풍경


    ‘Lo(로)’가 머무르는 캔버스처럼, 우리의 일상은 주로 네모난 화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벽에 이슬로의 그림으로 자그마한 ‘여행용 창문’을 더해 보면 어떨까요?

    ‘Lo(로)’는 언제든 캔버스 밖, 우리만의 풍경을 그려내라면서 특유의 미소를 지어줄 것입니다.



    이슬로, LO&SLOW, Acrylic on Canvas, 90.9x72.7cm, 2022


    무엇인가 되기 위해, 똑바로 앞만 걸어가다 지친 어느 하루의 끝, ‘Lo(로)’와 함께 작은 여행을 떠나 보세요.

    마음껏 한눈을 팔다 보면, 목적지 없는 여행에서도 결국엔 도착하게 될 거랍니다. 모든 여행의 목적지인 '나'에게로 말이에요.



    EDITOR 이지은 DESIGNER 이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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