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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달라, 오히려 좋아 51PERCENT X 박현지 인터뷰

    51PERCENT 대표 이원재와 터프팅 아티스트 박현지가 프린트베이커리와 서울패션허브를 통하여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서로를 온전히 품어내고 진행한 이번 콜라보레이션 이야기를 확인해 보세요.

    차가움과 남성스러움을 담는 51PERCENT와 따듯함과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박현지, 서로 상반된 작업 색깔을 지닌 그들이지만 함께한 시간만큼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51PERCENT 대표 이원재와 터프팅 아티스트 박현지가 프린트베이커리와 서울패션허브를 통하여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서로를 온전히 품어내고 진행한 이번 콜라보레이션 이야기를 확인해 보세요.





    Q. “브랜드 51PERCENT와 아티스트 박현지의 작업은 서로 상반된 색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차가운 금속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실의 만남이라. 브랜드와 작업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려요.”


    이원재 대표(이하 이): 독특한 이력일 수 있는데,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어요. 의류 쪽으로는 아카데미 정도의 수료 과정만 거쳤습니다. 기계공학과 패션, 두 가지 선택지에서 고민하던 중 ‘1%라도 내가 끌리는 것을 하자’ 라는 생각에서 패션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고, 그렇게 51PERCENT라는 이름이 탄생하였죠.

    전공의 영향인지 메탈릭한 파츠와 곡선들을 활용한 디테일들이 많고, 기계적인 느낌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이자 디자인의 베이스가 되고 있어요. 실루엣이나 무드 면에서 남성성을 좀 더 강조하거나 의도적으로 라이닝 패턴을 활용해 세련됨을 느낄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옷 뿐 아니라 액세서리, 모자, 언더웨어 등 남성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있어요.





    박현지 작가(이하 박): 터프팅 작업은 실 여러 가닥을 총에 연결하여 천 뒤쪽에서 앞으로 쏘는 행위를 뜻합니다. 예전 스킬 자수를 기계에서 사용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저는 대부분 러그 혹은 설치물 벽면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작가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늘 불안하고 흔들렸던 때가 많았어요. 답이 보이지 않는 이 세계에서 답을 찾으려 하니 하루하루가 우울하고 답답했거든요.

    그러던 중 어떤 책을 보게 되었는데 한 구절을 보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날아가지 않고 흔들리고 있는 건 너의 뿌리가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라는 구절이었죠. 이 글을 계기로 어떤 흔들리는 순간이 와도 버티며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이 글이 지금 저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품들이 정적이지 않고 움직이는 형태를 띠게 된 것 같아요.






    Q.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서로의 작업을 이해하고 영감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떠셨나요?”


    이: 저는 터프팅에 대해 단순히 러그를 만드는 작업 정도라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작가님께서는 그것을 넘어 식물 아트웍이란 하나의 세계관을 만드시는 것처럼 보였어요. 식물이 주는 편안함, 또 현실에 없을 법한 상상 속의 식물을 통해 시각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듯 했습니다. 차가운 온도를 가진 51PERCENT와 살아있는 식물, 이 두 가지가 상충되면서 새로운 작업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서로 대화를 나누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축복’에 대한 것이었어요. 작가님의 작품 중에는 흔들리는 식물들이 많이 있는데, 그 의미는 흔들림을 부정하지 않는 것, 또 흔들리는 순간도 괜찮다는 것이었어요.

    “날아가지 않고 흔들리는 것이 자신의 뿌리가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것이 축복이라는 것.”

    작가님은 식물을 통해서 이런 흔들림 속의 축복을 표현하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매일 자신의 것을 향해 정진하고 있잖아요? 그 방향이 흔들리더라도 결코 틀린 것은 아니고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영감을 받아, 작가님의 식물 작품 속에서 사람이 걷는 모양을 우연히 찾아냈고, 그것이 메인 아이템의 아트웍이 되었어요.





    박: 올해 버킷리스트 중 터프팅과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있을 정도로 항상 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프린트베이커리를 통해 이렇게 이루어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던 것 같습니다.

    처음 51PERCENT를 사진으로 접했을 때 저와 엄청 반대되는 색감과 컨셉이라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실을 이용하다 보니 주로 따뜻하다, 만져보고 싶다, 색감이 예쁘다는 평을 많이 받는데요. 51PERCENT는 이와 반대로 엄청 차갑고 섹시한 이미지가 강했고, 이렇게 서로 다른 성질이 만나게 된다면 너무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차가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항상 따스한 색감을 이용해 흔들리는 자연의 형상을 작업해왔는데요. 이번 콜라보 협업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어쩌면 내가 현실을 너무 외면하고, 회피하며 나를 위로해왔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번 작업들은 움직이는 형상들은 유지하되 색감을 최대한 빼서 차가운 현실 속 위로를 주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습니다.





    Q. “이번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며 두 분이 많은 고민을 나누셨다고 들었어요. 제품 제작 과정에서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일단 가장 중점이 되는 건 우리 협업의 주제였어요. 이 주제를 잘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고, ‘치유와 위안’을 우리의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했어요. 협업을 통해 사람들도 치유와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아티스트와의 협업 제품이 너무 딱딱하게 굳지 않고 우리가 실제로 잘 입을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어요. 관상용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 있는 것보다는 실제로 사람들이 입고 즐기며 위안 받을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방식의 옷으로요.

    박: 이번 작업은 터프팅을 진행하는 캔버스가 옷이 된 셈이라 기존 작업과는 좀 차이가 있었어요. 저는 보통 터프팅 작업의 경우 움직이지 않는 바닥이나 벽면에 작업을 진행하거든요. 그래서 터프팅을 한 면적이 사람들이 실제 생활을 할 때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 거 같아요.





    Q. 패션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만을 위해 디자인된 작품에 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이: 이번 작품의 테마는 ‘BLESSED BLESS BLESSING’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꿈을 위해 계속 흔들리고, 답답해하기도, 우울해하기도 하잖아요? 확신도 없고요. 그런 우리들에게 주는 위로 같은 문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흔들리는 우리는 약한 것이 아니라 뿌리가 깊이 박혀 날아가지 않는 것이라고요. 알고 보면 이런 고민을 하며 흔들리는 우리는 축복이고, 그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묵묵히 향하다 보면 우리는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Q. 이번 작품은 특히 눈으로 입는 옷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그 옷을 입는 것까지 상상하며 만드셨는데, 대표님과 작가님은 작품을 통해 입는 이에게 어떤 의미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이 : 주제 자체는 거창해 보이지만, 자주 입고 자주 생각나는 옷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위안이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게요. 그러면서 한번씩 생각해 봐주었으면 합니다. 건강하게 흔들리며 묵묵히 걷는 자신을요.

    박 : 삶은 언제나 흔들림의 연속이기에 흔들리는 것에 두려워 말고 즐기며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Q. 예술이라는 큰 관점에서 패션과 미술은 같이 묶이기도 하지만 그 특성이 많이 다르기도 하죠. 이번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의 작업을 통해 영향을 받으신 점이 있을까요?


    이: 캠페인을 통해 차가운 온도의 색감을 주로 표현했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옷을 통해 따뜻함이라는 느낌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던 것 같아요. 시각적으로만 멋진 옷이 아닌, 내면의 따뜻함을 채워줄 수 있는 옷을 디자인한 것 같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박: 패션과 미술은 정말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로 비슷한 분야인 것 같더라구요. 예술과 패션은 사람들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한 가지였고, 그 두가지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예술과 패션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항상 생각만 해오던 걸 51PERCENT 대표님께서 가능하게 만들어 주셔서 생각의 폭이 더 넓어졌던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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