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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본 사람은 없을걸–Zior Park X 유야 하시즈메

    지금 가장 핫한 두 아티스트, 지올팍과 유야 하시즈메가 만났습니다. 한 번 보고나면 멈출 수 없고 끊임없이 생각난다는 것이 두 사람의 평행이론인데요. 지올팍의 시선으로 보는 유야의 작품과 세상을 만나보세요.




    호불호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죠. 한창 민트초코 논쟁으로 뜨겁던 것도 잠시, 이제는 '취향'에 대한 호불호를 이야기할 시간입니다. '원래 있던 것'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탐색을 시도하다보면 유일무이한 취향이 탄생하기 마련입니다.


    여기, '불호'는 안중에도 없이 독창적인 실험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취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두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유야 하시즈메와 지올팍인데요. 지난 3월 17일, 프린트베이커리에서 기획한 유야 하시즈메 개인전 전시장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각기 '눈(EYE)'과 '오마주'라는 소재로 시작된 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 요즘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세요. 그 와중에도 프린트베어커리와 Zior Park의 만남은 사람들에게 꽤나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은데요. 이 글을 읽게 될 분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Zior Park (지올팍) (이하 지): 안녕하세요. Zior Park입니다.



    Q: 지올팍 x 영화, 지올팍 x 음악은 익숙하지만 지올팍과 전시는 상대적으로 살짝 생소해요. 평소에 전시를 자주 보시는 편인가요?

    지: 전시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에요. 누가 가자고 하면 따라가는 편이죠.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에만 몸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엔 저도 전시를 열어보고 싶어서 많이 배우기 위해 다니려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유야 하시즈메 작가 전시 프리뷰 오프닝에 방문하셨는데요. 인터뷰 제안을 받고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의 그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그리고 전시를 보고 나서의 감상도 궁금해요.

    지: 작가님이 한국에 계실 때 안면이라도 트고 싶어서 급한 맘에 달려갔습니다. 저는 미술인이 아닌지라 사실 엄청 추상적인 그림이나 현대미술에서 극찬 받는 작품들에 쉽게 공감하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유야 하시즈메 작가님은 대중적인 선이 굵은 캐릭터를 다루시는 분이어서 공감이 쉬웠고, 전시장 컬러와 작품의 조화, 그리고 고려청자와 일러스트의 이질적인 조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더욱 놀랬던 것은 작가님의 모습이었어요. 큰 키에 콧수염, 고급진 외모를 갖고 계셔서 어릴적 남자들의 우상이었던 배정남씨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멋있는 형을 만난 느낌이었죠.



    Q: 전시장에서 유야 하시즈메와 긴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살짝 나눠 주실 수 있을까요?

    지: 간단히 서로에 대한 소개를 나눴고 짧게나마 배운 일본어를 보여드렸습니다. 제가 일본작품들을 좋아한다고 하니 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작품의 작가까지는 기억하지 못해 답변 드리지 못했어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는데 괜스레 분위기상 그것까진 얘기하지 못했습니다(ㅎ).






    Q: 유야 하시즈메와 관련한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지올팍을 떠올렸습니다. 애니메이션적인 요소와 눈을 강조한 연출들이 유야 하시즈메와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하게 느껴졌달까요. 이렇게 ‘눈’이라는 소재를 확대하거나 왜곡하시며 강조한 이유가 있을까요?


    지: 눈은 마음의 창문이라고 하잖아요. 감정을 표현하기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일차원적으로 사이즈를 키워 기괴한 느낌을 주면서 제 깊은 감정을 유쾌하게 풀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많이 짓는 표정들은 사람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조금 더 불편함을 의도하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Q: 유야 하시즈메는 작업을 할 때 아이디어들의 조합이 완성되면 이를 디지털기기로 스케치를 그리고 PC 상에서의 배색을 연구해내며 캔버스로 옮겨냅니다. 스케치와 대략적인 배색은 그 혼자 진행하지만 보통은 TEAM ‘유야 하시즈메’와 함께 상의하며 작품을 완성으로 끌어올리고 있죠. 지올팍 님도 마찬가지로 ‘쳇 블랙’이라는 이름의 부캐,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SYNDROMEZ 라는 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부캐에 대한 소개와 함께 SYNDROMEZ이 지올팍과 쳇 블랙에게 어떤 존재인지 궁금합니다.


    지: Chet Black은 글루미한 아티스트 Chet Baker 와 유쾌한 아티스트 Jack Black의 합성어입니다. 블랙코미디스러운 영상을 만들고 싶어 이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SYNDROMEZ는 저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친구들이예요. 그들은 저의 성장을 도와줬고 함께 성장했습니다. 실력적으로도 그렇고 저희는 항상 함께 성장하는 그룹이고 현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런칭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네 명이서 시작한 크루지만 이제는 12명이 되었어요.

    저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격적으로 잘 맞는 친구들을 모았습니다. 이전 스타트업팀을 꾸려보면서 배운건 실력보다 성격이 팀을 꾸리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치 루피가 해적단을 꾸리는 과정과 비슷하달까요. 저희가 앞으로 어떤 해적질을 할지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유야 하시즈메는 도라에몽의 만화가인 ‘후치코 F. 후지오’를 동경하며 그림체를 모티브 삼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은 창조가 아닌 참조로부터 탄생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Eyewater’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떤 창작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어나는 작품은 없지 않은가 하면서요. 이러한 고민을 지올팍 님도 염두를 해본 적이 있나요?


    지: 저의 작업물들도 오마주 형식의 비디오가 많은 것 같아요. 어떤 특정 영화가 연상되는 연출이라든지 패러디 느낌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BLACK FIN’이라는 노래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CHRISTIAN’은 ‘웬즈데이’를 이런식이랄까. 이런 연출은 조던 필 감독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죠. 나올 건 다 나온 이 시대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이제 지올팍의 예술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보고자 해요. Zior Park을 알게 된 건 기상천외한 뮤직비디오를 직접 제작하는 아티스트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위트있는 연출 그리고 이에 덩달아 신나있는 색감이 인상적이었죠. 직접 연출하는 뮤직비디오이기에 이것이 지올팍 그 자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영상마다 담겨있는 지올팍님의 취향은 어디서부터 형성이 되어왔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 어려서부터 봐왔던 영화와 특이한 광고에서 제일 많이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옷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스토리는 제 일상에서 ‘오? 이런거 하면 재밌을듯’ 이러면서 적어 놓은 소재들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Q: 직접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지: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뮤비가 필요했지만 주변에 마땅히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30만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고싶어서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었죠. 그래도 다행인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을 때 당시 만났던 하우스메이트가 짐벌로 촬영을 하고 싶은데 저한테 출연을 부탁했어요. 저보고 푸티지는 가지라고 했구요. 그래서 그걸로 조금씩 편집하면서 흥미를 가져둔 상태라 다행이었달까요.



    Q: 요즘 사람들은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가 나오면 나오는 소품부터 인물 하나 하나 세계관을 부여하고 해석하곤 합니다. 그것을 의도하며 작업하기도 하구요.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속에서 혹시 ‘이건 몰랐지!’ 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 속 연출 포인트가 있을까요? 지올팍만의 세계관이 있다면요?

    지: CHRISTIAN HOOK 2. 에 성당에서 추는 춤은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듯이 웬즈데이, 레이디가가 챌린지를 오마주했는데요. 그 부분은 요새 젊은 세대 친구들의 틱톡 챌린지를 ‘요새 다 이런 틱톡 찍잖아’를 표현한 장면이었습니다. 근데 그 장면이 바이럴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재밌는 현상이었죠.






    Q:그렇다면 영감의 원천이 있을까요? 지올팍이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을 어떨지도 궁금해요.

    지: 저도 원래 꼬여있는 사람이었어요.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누군가를 보고 비난을 하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결국 저도 누군가한테 똑같은 대접을 받더라고요. 그러면서 느낀건 우리 다 똑같이 모순적인 인간이고, 질투하는 인간이구나 했습니다. 존중은 한다고 말하면서 존중이 없는 세대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위선적이구나 했습니다. 이런 생활에서 느끼는 것들이 저에게는 재료입니다. 그리고 전 이런 현상 속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삶과 이해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지올팍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 하는 일에 있어 예술적이다 라고 느끼는 부분이요.

    지: 제가 하는 것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예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사업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아요. 저는 생각보다 계산적인 사람이라, 예술적 가치보다는 목표를 위해 예술을 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Q: 수많은 도전과 과정이 함께했을 20대였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지올팍의 음악과 비주얼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구요.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지올팍의 여정은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를까요?

    지: 지금의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건 확실합니다. 앞으로 점점 발전해서 누군가에게는 계속 신선한 충격 누군가에게 끝없는 불호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저를 불호라 생각하는 분까지 설득할 시간이 없어요. 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요.






    [Small Talk]

    Q: 최근 지올팍의 취향 저격한 콘텐츠| 프리미어리그


    Q: 요즘 지올팍을 건드리는 화두|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는 미래


    Q: 지올팍 하루 루틴 공유| 12~1시쯤 일어나서 씻고 녹용과 홍삼, 비타민, 유산균을 먹고 작업실에서 가면서 커피를 사들고 갑니다. 그 후에는 작업실에서 사업, 음악, 영상들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작업을 합니다. 그 후 새벽에 들어와 가사도 쓰고 계획도 세우고 OTT서비스도 보고 하다가 새벽 6시쯤 잡니다.


    Q: 지올팍에게 주황 머리란| 제가 원하는 위치로 가기 전까지는 고수하려고 합니다. 제가 어느날 머리가 바뀌면 이제 만족하는 위치에 갔다보다 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 해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와 브랜드 런칭, 그리고 아직 말할 수 없는 특이한 공연을 해보고 싶습니다.




    유야 하시즈메의 전시장으로부터 피어난 지올팍과의 시간. 몇 계절이 지나도 흐드러지지 않을 그의 취향과 선택을 응원하며, 머지않아 주황머리가 다른 머리로 바뀌게 될 그 날을 기다려보고자 합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는 두 아티스트가 마주한 전시'eyewater' 는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서 4월 13일까지, 프린트베이커리 더현대서울점에서 4월 5일까지 펼쳐집니다.




    EDITOR 송효정 DESIGNER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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