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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밝은 세상에서 전하는 위로 – 김제언 인터뷰

    김제언 작가는 퇴근길에 올려다보는 밤하늘처럼 현 시대 사람들의 꿈과 희망, 사랑을 밝은 빛의 작업에 담아 모두를 위로합니다. 가장 순수했을 우리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말이죠. 개인전 ‘Beyond the limits’를 통해 그 만의 색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일과를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에 커다란 위로를 받곤 합니다. 무한한 하늘에 떠 있는 별이 몇 개 인지, 오늘의 달은 어떤 모양인지 단순한 생각들로 채워보는 일은 복잡했던 머리를 비우기에 충분하지요. 그리고 여기에 소중한 이와 나누는 전화에 하루의 감정을 모두 털어놓고 나면 밤 하늘의 모든 빛이 스미어 편안한 잠자리에 들게 합니다.


    김제언 작가는 퇴근길에 올려다보는 밤하늘처럼 현 시대 사람들의 꿈과 희망, 사랑을 밝은 빛의 작업에 담아 모두를 위로합니다. 가장 순수했을 우리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말이죠. 개인전 ‘Beyond the limits’를 통해 그 만의 색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Q1. 이번이 작가님의 네 번째 개인전으로 알고 있어요. 이번 개인전 'Beyond the limits'에 대해 작가님께서 직접 설명해주신다면요.


    김제언 (이하 김): 이상적인 존재를 보았을 때 무기력해지는 경우들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제 할 일을 해 나가고 성과를 이루고 나면 그 이상적인 존재는 결국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견디고 인내하고, 장애물을 넘는 것은 모두 스스로이기 때문이죠. 모든 동경하는 것들을 계속해서 따라가다보면 나를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 한계를 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Q2. 작가님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요. 항상 미소를 짓고 있는 노란머리의 사람, 동물들 그리고 밤 하늘을 채우는 것들 말이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이러한 소재들을 바라보시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처음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들도요.


    김: 저는 그림 안에서 늘 상징적인 것들을 표현하려고 해요. 예를 들면 달은 꿈과 이상향, 별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며, 무수히 찍힌 별들은 각자의 이야기로 존재했으면 했습니다. 노란 머리와 파란 눈의 사람은 불특정 다수의 현대인을 담고 싶었어요. 다만 익숙한 색을 쓰기보단 조금은 색다른 색감을 사용하면서 성별도 국적도 상관없이 누구든 그 캐릭터에 대입할 수 있게끔 그리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동물도 우리와 함께하는 동료, 가족, 애인 등 동반자의 개념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Q3. 각 요소들의 의미를 들어보니, 작가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졌어요. 작가님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상들이 무척 순수하게 느껴져서요.


    김: 사실 저는 귀여운 것을 별로 안좋아해요. 그리고 만화도 잘 보지 않아요. 하지만 작업에 그저 순수함을 담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 수요일마다 미술학원에서 자유상상화를 그릴 수 있었는데요. 정해진 것만 그리는 월,화,목,금이 아닌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수요일이 너무 좋았어요. 어쩌면 그림 그리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뽑으라면 그 때 느꼈던 그 순수함의 시간을 꼽을 것 같아요.





    Q4. 말씀 주신 것처럼 사람들이 꿈과 빛을 잃지 않도록 작업을 해 나가고 계세요. 어쩌면 사랑의 순간들을 뒷전으로 생각하게 되는 오늘날에 ‘긍정’을 느낄 수 있는 단어들로 작업을 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 사람이 우울하면 기분을 풀기 위해 긍정적인 거리를 찾게 되잖아요. 기쁠 때도 마찬가지로 이 기분을 더 즐기기 위해 찾게 되지요. 그래서 이 모든 감정 상관없이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그저 위로하고 싶어요. 제가 모든 것을 보듬을 수 있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제가 가진 믿음들이 그 위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5. 태블릿 PC로 먼저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캔버스에 옮겨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신다고 들었어요.그래서인지 작가님의 작품은 4K로 영상을 보는 것 마냥 더욱 뚜렷하게 느껴지는데요. 태블릿의 그림을 실제로 구현해내는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있다면요?


    김: 옛날부터 고 채도의 그림을 좋아했어요. 취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제 작업이 밝고 경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태블릿 PC의 색감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물감이더라도 태블릿의 발광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색에 대한 연구를 정말 많이 합니다. 형광색을 잘하는 회사의 물감을 모두 사용해보고 하면서 말이죠. 고채도이기 때문에 더욱이 실제로 봐야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Q6. 이번 전시에는 오브제 작업들이 눈에 띄어요. 특히 전시명과 맞는 로켓 모형과 그 안에 적혀 있는 크고 작은 스케치들이 가진 사연이 있나요? 작가님이 발견한 순간들의 조각들이요.


    김: 제가 보통 작업을 할 때 텍스트를 가지고 이를 그림으로 어떻게 바꿀지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영감은 받은 단어나 문장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 수 있을지요. 이번에는 텍스트를 우주선에 적어보았어요. 이 자체가 저의 모든 아이디어와 일상을 담은 저 자신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민들레 같은 경우, 돌 틈에 핀 꽃 사진을 보고 강한 생명력을 느꼈어요. 어쩌면 사람의 인생을 꽃 한 송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또… 사랑에 빠지고, 어떤 순간을 끊임없이 사랑할 때, 밤의 색과 달의 색이 바뀌어도 그것은 중요치 않게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 집중을 했을 때, 세상에 나와 이 사람 밖에 없다고 느끼는 감정을 이 옐로우문에 담아냈어요.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한 모든 조력자들의 존재에 정말 많은 감사함을 느꼈어요. 그림을 그리는 나 혼자가 아닌 나를 도와주는 모든 이들의 수고와 노고가 그 우주선에 함께 담깁니다. 작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요. 전시 준비하면서 저를 위해 기꺼이 건넨 가족과 여자친구의 모든 배려와 격려의 순간도 함께 탑승해있습니다.





    Q7. 김제언 작가님의 작품만이 가진 특유의 밝음이 있어요. 숨가쁘게 시간을 보내느라 그 안에 어떤 감정이 자리했는지도 까먹을 때가 많은데,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행복했던 순간을 꺼내보게 되더라고요. 작가님이 생각했을 때 작가님 작품이 가지는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 제 무기는 순수함이라고 생각해요. 서툴고 투박해도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며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작업이기 때문이죠.


    이번에 'Your Golden Guitar'(2023) 라는 오브제도 함께 전시되는데요. 싱어송 라이터에게 자기를 지킬 수 있는 무기나 능력이 기타라고 생각해요. 보물 같은 존재인거죠. 어느 날 제가 작업을 하는데 정말 잘 쓰고 있는 붓 여러 개가 부러졌어요. 그래도 그 붓이 저에게 가장 잘 길들여져 있기에 지금도 계속해서 쓰고 있는데요. 이를 보면서 붓 자체가 저에게 무기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 기타를 본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며 만들게 되었습니다.





    Q8. 작가님이 작품을 대하는 방식도 궁금해요. 전시장에 걸리기도 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품에 가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날 텐데 그럴 때마다 작가님은 어떤 감정을 느끼실지 궁금해요.


    김: 작업을 할 때 ‘이야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뮤지컬을 보든 글귀를 읽든, 그 모든 것에서 작품이 만들어 진다고 하면 이 곳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을 하게 되는데요. 이것을 그림 속 캐릭터에 어떻게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해요.


    그리고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가 울컥하는 정도가 되어야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에 담은 작가의 진심과 몰입이 있어야지만 캔버스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 내가 너무 기쁘거나 신날 때 이 순간을 찍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해 감정을 기록해두기도 해요.



    Q9. 이번 오픈스튜디오를 통해 작업실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작가들에게 작업실이란 생활에서 절대 뗄 수 없는 존재잖아요. 그리고 그 안에서 혼자 작업하는 시간들이 많을테고요. 그 안에서 드는 외로움도 필연적일 것 같아요. 작가라는 직업이 가지는 외로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작가이기 때문에 혼자 작업하는 시간들이 많아요. MBTI가 E이었는데 I로 바뀌었을 정도로 사실 요즘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고 있어요.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혼자 보내는 시간에서 오는 기분 좋은 외로움이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된달까요.


    이번 전시에서 땅을 파는 사람의 그림을 보실 수 있어요. 저의 자화상일 수도 있겠네요. 작가를 계속 하다보니, 가장 본인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보내는 시간동안 자신을 파고드는 일이 모두의 꿈과 희망,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정인거죠.


    그런 의미에서 오픈스튜디오는 문도 열고 마음도 여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순간만큼은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여러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요. 그 시간이 전혀 힘들지 않아요. 작가에게는 관심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구매로 이어지는 것도 물론 너무 감사하지만, 작업에 대한 공감을 주고받는 시간이 너무 감사해요. 저에 대해 궁금해주시고, 대화하는 시간이 작가로서 무척 뿌듯한 순간이죠. 그만큼 더욱이 많은 이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늘 다짐합니다.





    Q11. 한계를 넘어선 그 다음 작가님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요.


    김: 사실 한계를 넘어선 이 후를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한계를 ‘넘어서는 중’ 이라는 표현이 더욱 좋거든요. 이를 이루는 과정들과 꿈, 사랑, 희망에 대한 작업을 수 많은 상황에 대입하여 선보일 예정이기에 늘 진행형이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성취나 결과가 아닌 오래 마음속에 품고 계속해서 걸어갈 수 있는, 결국 추상적인 꿈에 관한 얘기도 될 수 있겠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김제언 작가님을 응원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김: 대단한 작가보다는 곁에서 같이 걸어가고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이고 싶어요. 그 사람들의 일원으로서 긍정적인 캐릭터 그리고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상황들을 담백하고 따뜻하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김제언 작가님이 가장 밝은 세상에서 전하는 따뜻한 위로는 6월 17일까지 평창동 포럼스페이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제언 개인전 'Beyond the limits'
    기간 | 2023.5.26 (금) - 6.17 (토)
    장소 | 포럼스페이스 (평창30길 24)
    시간 l 10AM - 7PM (월, 공휴일 휴무)
    문의 l 1599-3403



    EDITOR 송효정 DESIGNER 이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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