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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연극 같을지라도, 연극이 삶 같을지라도 콰야 인터뷰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공존하는 과정을 ‘극’이라는 장르로 표현한 작가가 있습니다. 각자만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가 담긴 콰야의 이야기.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세상에는 다양한 각본을 가진 삶이 존재합니다. 가끔 현실 속에서 영화, 연극 등 다른 장르 속 주인공이길 바라거나 짜 놓은 각본대로 이루어지길 바라기도 하죠. 더 비현실적인 순간과 마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각자만의 애드리브를 만발하며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죠.

    이렇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공존하는 과정을 ‘극’이라는 장르로 표현한 작가가 있습니다. 각자만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가 담긴 콰야의 이야기.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Q. 이번 개인전 ‘Curtain Call’에 대해 직접 설명 부탁드려요.
    콰야(이하 콰): 이번 전시는 ‘연극’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해서 저의 생각을 이야기로 풀어낸 작업들입니다. 평소 다른 장르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다양한 장르들을 연계해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존 작업들은 저의 ‘에세이’처럼 제 이야기를 담은 작업을 주로 해왔어요. 연극이나 소설, 영화 등 다른 장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면 흥미로울 것 같았어요. 이번 개인전이 그런 작업의 첫 시작일 거 같아요.



    Q. 이번 개인전에 ‘극’이라는 장르를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콰: ‘연극’이라는 장르는 독특한 거 같아요. 연극은 관람자의 시선과 플레이어(배우)의 시선, 두 가지 관점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장르 같아요. 그 두 관점을 작업에 담아보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영화는 현실보다는 판타지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들기도 하고, 스크린을 통해서 관람하다 보니까 거리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연극은 실제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장르다 보니 생동감 있기도 하고 현실감이 느껴지는 장르같아요. 극에서 진행하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지만 허구성도 지니고 있다 보니까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웃음) 가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해요. 사람들이 연기를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고요. 영화 ‘트루먼 쇼’처럼 살고 있는 삶이 진짜가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렇게 복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해 보았어요.



    (좌)떨리는 마음 뒤로하고, 2023, Oil on Canvas /(우)연극이 끝나고 난 후, 2023, Oil on Canvas ⓒprint bakery


    Q. 이번 개인전 작품 중 유독 더 집중해서 관람해 주셨으면 하는 작품이 있나요?
    콰: 모든 작품을 동등하게 대하고 싶지만, 이번 개인전 컨셉이 ‘극’이다 보니 연극 전과 끝난 후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떠오르네요. '떨리는 마음 뒤로 하고', '연극이 끝나고 난 후' 라는 작품들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번 타이틀을 커튼콜로 정한 이유도 같아요. 극은 시작과 끝이 있지만, 진행된 전과 후에도 삶은 계속 이어져요. 커튼콜이 끝나고 나서도 지속되는 그 하루에 대해 생각하면서 관람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전시를 하는데 있어서 제가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면, '떨리는 마음 뒤로 하고'라는 작품은 전시를 보여 드리기 전 떨리는 저의 심경일수도 있고요. '연극이 끝나고 난 후'는 극이 끝나고 난 뒤에 계속 발걸음을 나아가야하는 부분이 있으니 저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Q. 이번 전시에는 3단계 스탬프를 찍어보는 공간도 있더라고요. 스탬프는 어떤 과정을 담아낸 건가요?
    콰: 전시를 시각적으로만 관람하시는 것 이외에 추가 경험을 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고 싶었어요. 실크스크린 기법을 차용해서 캐주얼한 도장 형태로 만들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실크스크린 기법을 떠올리면 결과물만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이번 전시 컨셉인 ‘극’이랑도 연계 지어서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첫번째는 무대, 두 번째는 무대에 인물이 나타나는 모습, 세 번째는 조명이 켜지면서 연기자가 조명을 받는 과정까지 표현하고 싶었어요. 스탬프를 찍는 과정에서 실수하거나 핀이 나가도 괜찮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싶어요. '극'은 중간에 실수를 하거나 완벽한 연기가 아니어도 유쾌한 애드리브와 함께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 가잖아요.



    Q. 콰야의 커튼콜이 끝난 후 무대 뒤에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콰: 무대에서 서는 연기자가 저라고 생각한다면, 바쁘게 정리를 하고 있을 거 같아요. 정리가 다 되고 나면 텅 빈 무대를 혼자 여운을 즐기지 않을까요? 그 다음이 있다면 그 다음을 위해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





    Q.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밝은 색도 많지만 어두운 색과 어우러져 있더라고요. 작가님께서 작업을 할 때 색을 택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요.
    콰:저는 즉흥적으로 작업을 하는 편인데, 색을 사용하는데도 계획없이 사용을 하고 있어요. 평소 큰 스케치 없이 사용하다 보니까 ‘색을 칠한다’라는 느낌보다는 드로잉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해요. 그 당시에 끌리는 색상을 집어서 진행하죠. 다양한 색상을 활용한다고 해도, 항상 남는 색들이 생기더라고요. 남는 색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사용을 하기도 해요. 모든 색들이 작업 안에 다 녹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Q. 본인을 ‘색’으로 표현하면 어떤 색이 좋을까요?
    콰:작업을 할 때, 검정색은 사용하지 않아요. 검정색이 제가 느끼기에는 가볍고 공허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근데 저는 검정색인 듯해요. 검정이라는 색은 많은 색을 혼합했을 때 나오는 색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제가 표현한 작품들이 한데 어우러졌을 때 이루어지는 색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Q. 작가님의 작품 속 인물들은 어린아이의 모습 같아요. 지금 작품 속 인물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요?
    콰: 코로나를 겪으면서 작업실 밖으로 나가지 않았거든요.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저에게는 엄청 지치는 시간이었어요. 힘든 시기다 보니 좋았던 기억들을 회상하다 보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더라고요. 그 과정을 겪으면서 그렸던 인물들이 지금까지도 작업에 남는 거 같아요. 제가 형상화하고 싶은 모습인 듯해요. 어른의 형상을 한 모습보다는 제가 유지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계속 반영되는 듯해요. 사실 작품 속 인물이 어떤 과정을 겪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작업들이 뭔가 하루하루를 되짚어보고 제가 걸어가는 땅에 대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작업들인데, 그런 것들이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보여 졌을 때 재미있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과정들을 겪는 사춘기 시절의 친구들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좌)떨리는 마음 뒤로하고, 2023,Color on Ceramic /(우)연극이 끝나고 난 후, 2023, Color on Ceramic ⓒprint bakery


    Q. 작가님께서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작업과 일상 사이에서 조화로움을 어떻게 찾으시나요.
    콰: 내년에는 작업을 하면서 다른 활동들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어요. 평소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요. 영화를 감상하거나 음악을 듣는 등 다른 장르의 창작물을 향유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요. 이렇게 환기시키고자 했던 활동들이 작업과 자연스럽게 연계되기도 하더라고요.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세라믹 오브제 경우에도, 사실 쉬는 과정에서 다른 활동을 하다가 탄생했어요.

    Q. 작가님의 블로그를 보았는데, 글도 많이 쓰시더라고요.
    콰: 가벼운 일기처럼 남겨놓은 거예요. 작업을 하다 보니까 작업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수기로 정리를 했다가 지금은 컴퓨터로 기록해 놓는 게 편해요. 저만 볼 수 있도록 프라이빗하게 정리하기도 하지만, 또 제가 기록한 글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이 색다른 기분이 들더라고요. 장단점이 확실히 있는 듯해요. 누군가가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유하다 보면 긍정적인 면도 있는 거 같아서 플랫폼을 통해 공유해보고 있어요.






    Q. 지금 작업실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콰: 작업실은 제가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이에요. 저에게는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공간이기도 하죠. 두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작업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 작업실에 있는 거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함께하는 공간이에요. 개인적인 장소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또 다른 흔적이 남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도 흥미롭더라고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작업실보다 더 확장된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가끔 동네에 터줏대감 같은 공간들이 있잖아요. 시간이 흘러도 계속 방문하고 싶은 곳이요. 제 작업실도 그런 장소처럼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Q. 아직 해보지 못한 작업 또는 하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콰: 다른 매체와의 결합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작업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이번 개인전 작업들도 그런 작업의 첫 시작이에요. 다른 장르의 형식으로 작업을 차용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제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를 만들어서 작품 속에 녹여보아도 재밌을 거 같아요. 그림을 그리는 재미. 관람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업들을 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나 제가 환기하고자 하는 활동들이 제 작업과 연결이 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해요.





    Q. 요즘 다양한 ‘부캐’의 삶을 보내는 분들이 많은데요, 만약 작가 ‘콰야’가 아닌 사람 ‘서세원’으로서 또는 만들고 싶은 부캐릭터가 있는지.
    콰: 음악이나 영화 등 다양한 장르들을 좋아하는데 실제 다른 장르를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관련 지식이 생긴다면 다양한 작업으로 연계가 될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각 분야의 사람들과 연결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항상 다양한 활동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직업까지 연계하지 못하여도 직접 해보는 과정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저의 이야기를 담아내듯이, 영화나 연극도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여러가지 언어를 배우듯이 다양한 표현방식을 배우고 싶어요. 여유를 가지고 작업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어요.





    Q. 미술을 처음 겪는 모두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
    콰: 모든 작업을 바라볼 때,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사람들은 영화나 음악을 즐기고 난 뒤, 소감이나 감상평을 편하게 공유하는 것 같아요. 귀로 듣고, 가사나 의도가 궁금하면 더 찾아보고 아티스트에 대해 궁금하는 그런 과정처럼요. 미술에 대해서는 어렵게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작가의 의도를 찾고,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시는 거 같아요. 그런 부담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하고 전시를 관람했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미술 작품은 작품의 가치를 먼저 마주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가치에서 벗어나서 본인의 감상 그대로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입시를 오래했거든요. 연필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연필의 톤을 나열하면 블랙부터 화이트의 단계가 많을수록 풍부한 그림이 된다고 배웠어요. 다양한 의견들이 어우러지면 더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미술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단정짓지 않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어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미술이라는 장르가 매력적이니까요.



    EDITOR 김보영 DESIGNER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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