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술관에서 만난다면, 누데이크 아트디렉터 박선아의 미술 취향 - 프린트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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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술관에서 만난다면, 누데이크 아트디렉터 박선아의 미술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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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 우리가 미술관에서 만난다면, 누데이크 아트디렉터 박선아의 미술 취향
artist : PRINT BAKERY
price : Editorial
maker : print bakery
info : Editorial
code : P0000GAS
상품간략설명 :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전개하는 새로운 브랜드, 누데이크(Nudake). ‘MAKE NEW FANTASY! DESSERT OF YOUR DREAMS’라는 슬로건처럼, 말 그대로 ‘환상적인’ 디저트를 선보입니다. 패션과 아트에서 영감을 얻어 파격적인 비주얼을 만들어가는 누데이크의 아트디렉터 박선아를 만났습니다. 박선아와 나누었던 내밀한 미술 취향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상품추가설명 번역정보 : 2021.5.10
수량 : 수량증가수량감소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전개하는 새로운 브랜드, 누데이크(Nudake). ‘MAKE NEW FANTASY! DESSERT OF YOUR DREAMS’라는 슬로건처럼, 말 그대로 ‘환상적인’ 디저트를 선보입니다. 패션과 아트에서 영감을 얻어 파격적인 비주얼을 만들어가는 누데이크의 아트디렉터 박선아를 만났습니다.

‘어라운드’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며 연재한 글을 모은 <20킬로그램의 삶>, 여행지에서 쓴 서른 두통의 글을 엮어 만든 <어떤 이름에게>, 산책길에 발견한 작은 비밀들을 적은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거지>. 세 권의 책을 써내려 간 박선아는 특유의 담담하고 다정한 화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박선아와 나누었던 내밀한 미술 취향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Q1. 안녕하세요. 세 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누데이크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고 계신데, 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선아입니다. 저는 현재 젠틀몬스터에서 론칭한 F&B 브랜드 ‘누데이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여러 영역이 필요하지요. 저희 브랜드에는 공간을 만드는 분도 있고, 그래픽이나 오브제를 다루는 분도 있습니다. 제가 디렉팅하고 있는 영역은 누데이크의 온오프라인 이미지 콘텐츠입니다. 주된 업무는 누데이크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콘텐츠입니다. 공간에 들어가는 사진, 영상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고요. 이전에는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20킬로그램의 삶>, <어떤 이름에게>,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 거지>라는 세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각기 다른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저는 늘 ‘이야기’를 만든다는 공통분모 위에서 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2. 아트 디렉터라는 직업이 주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를 감추고 ‘나’를 기억하게 되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행하고 싶은 일의 큰 그림이 제 안에 있지만, 아트 디렉터는 그 일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그걸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낸 뒤, 원하는 그림을 잘 그려냈을 때에 오는 성취감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자의식이 과잉되어 있거나 자신에게 너무 취해 있으면 일을 그르치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는 일이다 보니 나 자신을 최대한 잊어버리고 모인 사람들의 재능과 가치에 집중합니다. 그들이 빛날 수 있는 업무를 정확하게 분배하고요. 그렇게 모든 일을 끝내는 날, 집에 가서 가만히 누워있으면 다시금 나라는 사람을 기억해 내고 거기서 겹쳐지는 성취감이 있더라고요.


Q3.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여러 작업들이 생각나는데 하나만 고르라면 누데이크에서 몇 년 전에 진행했던 ‘화병 시리즈’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저트로 화병을 만들고 그 위에 꽃을 꽂은 작업인데요. 오래전, 잡지에서 일할 때, 예산이 부족해서 원하는 이미지를 못 뽑는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이 작업은 저예산이라 인력도 부족했는데 정확한 기획과 숱한 수정의 시간을 거쳐서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뽑아낼 수 있었어요. 꽃을 꽂는 일은 처음이라 겁이 났었지만 몇 번씩 꽃 시장을 오가며 디저트 화병에 어울리는 스타일링들을 구현했고요. 이전에도 많은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처음으로 스스로 만족을 느낀 작업입니다. 하나만 꼽긴 했지만 현재 누데이크(@NU_DAKE)에서 릴리즈하고 있는 이미지를 모두 다 애정을 담아 성실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누데이크 화병 시리즈 ⓒNUDAKE


누데이크 화병 시리즈 ⓒNUDAKE


Q4. 시각적인 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영감은 주로 어디서, 무엇으로 얻는 편인가요? 떠오르는 아이디어, 생각들을 기록해두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기획안을 만들기 위한 단편적인 영감은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웹진 등에서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원하는 이미지를 설명하기 위한 레퍼런스들을 빠르게 수집할 수 있죠. 하지만 기획의 토대가 되는 핵심이나 이야기는 주로 책을 통해 얻는 것 같아요. 잘 만들어진 예술 서적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때로는 소설이나 수필에서 읽어낸 어느 장면이 기억에 박혀 그 장면을 구현해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가장 큰 영감입니다. 저는 이제 실무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팀원들이 디깅(digging)하고 정리해온 자료들을 보면서 기획을 구체화합니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찾아낸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저도 많이 배우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과 힘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 보드 ⓒmungsuna


누데이크 아트디렉터 박선아의 책장 ⓒmungsuna


누데이크 촬영 현장 ⓒmungsuna


Q5. 그림을 감상하는 본인만의 감상법이 있나요?
질문에 맞는 답인지 모르겠지만 미술관에 가서 유리에 비친 자신을 보는 걸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그림을 집중해서 보지만 어느 순간, 눈에 힘을 풀면 그 그림을 멍하니 보고 있는 자신이 비춰지더라고요. 그림을 보고 거기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 이상한 위안이 됩니다. 저는 평소에 거울 보는 걸 쑥스러워하고 잘 보지 않거든요. 미술관에서 유리에 비친 자신과 그림을 겹쳐 보는 일은 거울을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부끄럽지도 않고요.


Q6. 나만의 미술 취향을 뾰족하게 하기 위한 과정이 있었나요?
저는 제가 뾰족한 미술 취향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미술 취향이 뾰족한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림을 사랑하고 그에 대한 글을 계속해서 쓰는 친구인데, 그는 그림을 프린트해서 노트에 붙이고 그에 대한 일기를 씁니다. 그걸 한 번 보여준 적이 있는데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그걸 이야기하는 친구의 옆모습이 아름다웠고요. 취향이라는 건 그런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요. 뭔가를 좋아하고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시간들 틈에서요. 저는 그림을 많이 좋아하진 않지만 그 친구가 좋다고 하면 좋은 거겠구나, 하고 믿어버려요.

기록의 순간 ⓒmungsuna


Q7.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예술가가 있나요?
김점선 화가를 좋아합니다. 고등학생 시절의 저는 저를 외톨이라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면 비웃음을 사거나 실없는 이야기가 되곤 했어요. 친구나 어른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꼈고, 많은 일에 반항하며 지냈더랬죠. 그 즈음에 한 선배가 김점선 화가의 <10cm 예술>이란 책을 선물해 줬습니다. 그의 그림과 함께 단문의 에세이들이 같이 들어 있어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 화가가 저를 이해해 주고 있었어요. 책이 닳고 닳을 때까지 읽어서 지금은 낱장으로 분리된 지경인데 여전히 버리지 않고 가끔씩 꺼내 봅니다.


Q8. 마음이 힘들 때면 미술관을 찾게 됩니다. 전시장에서 ‘참, 좋다’고 느껴지는 그림 앞에 한참을 앉아있다 오면 마음이 괜찮아지곤 하더라고요. 그림을 통해 위로를 얻었던 순간들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부암동의 환기미술관에서 보낸 시간이 떠오르네요. 10년 전쯤 우연히 산책길에 환기미술관을 발견했고, 그때는 김환기 화백이 그렇게 유명한 화가인지 몰랐어요. 그저 미술관 바닥의 무늬가 마음에 들었고 그 바닥을 몇 번이나 내려보며 미술관을 돌아봤습니다. 김환기 화백의 그림에는 ‘점’이 많았어요. 노란 배경 위로 그려진 점, 파란 배경 위로 그려진 점. 그 점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바닥을 보고, 또 그 점들을 보기를 반복하며 오래 미술관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그 점을 찍었을까, 궁금했고 사실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이 뭐였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아요. 그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과 후가 아주 달랐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그날 미술관 아트숍에서 그 그림으로 만든 우산을 하나 샀습니다. ‘언젠가 이 그림을 살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샀던 거 같은데 후에 그의 그림의 가격을 알게 되고 웃음이 나왔던 것도 생각나네요(웃음).

환기미술관 아트숍에서 구매한 우산 ⓒmungsuna


Q9. 집에 걸린 작품이나 아트포스터, 그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그것에 담긴 에피소드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제 사진으로 만든 액자가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 제 사진들로 전시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전시 문을 닫으면서 하나 챙겨왔어요. 왜 연예인들 집에 보면 자기 사진을 크게 프린트해서 걸어놓잖아요. 제게는 이 사진이 꼭 그런 것처럼 느껴져요. 어떤 날에는 좀 부끄러워서 뒤집어 두기도 했었죠. 요즈음은 뒤집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두어요. 이 액자가 보이는 자리에는 빛이 잘 들고 저는 거기서 종종 책을 읽는데, 가끔씩 들여다보면 이 사진을 찍던 날들의 기억이 떠올라서 좋아요.


Q10.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해야 할 때, 건네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장욱진 화백의 <나무 木>라는 작품을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오래전에 엄마에게 선물한 꽃이 있는데, 엄마는 그걸 화병에 넣어 자신의 방에 몇 년째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그 꽃 너머의 벽이 늘 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뭘 채워 넣겠다는 생각은 안 해본 것 같아요. 질문 덕분에 그 벽에 이 그림을 걸어 두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엄마 침대에 누우면 딱 보이는 자리인데, 거기 누웠을 때 꽃과 함께 이 그림이 보이면 좋을 것 같아요. 나란히 누워 이 그림에 대해 나눌 이야기도 생길 것 같아요.

장욱진, 나무 木, 21x29cm, Pigment printing ⓒprintbakery


EDITOR 박세연  DESIGNER 제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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