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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란한 기록의 힘,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미술 취향

    기본 정보
    artwork 찬란한 기록의 힘,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미술 취향
    artist PRINT BAKERY
    price Editorial
    maker print bakery
    info Editorial
    code P0000GBR
    상품간략설명 문경연은 아날로그키퍼(Analogue Keeper)를 통해 생각과 감정, 온기가 오래도록 머무르는 문구를 선보입니다. 손으로 정성껏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의 세계는 따스함이 가득합니다. 문구 덕후들을 사로잡은 문경연은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고 있을까요? 문구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키퍼 문경연 대표의 미술 취향을 공개합니다.
    상품추가설명 번역정보 202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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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연은 아날로그키퍼(Analogue Keeper)를 통해 생각과 감정, 온기가 오래도록 머무르는 문구를 선보입니다. 손으로 정성껏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의 세계는 따스함이 가득합니다. 문구 덕후들을 사로잡은 문경연은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고 있을까요? 문구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키퍼 문경연 대표의 미술 취향을 공개합니다.

    문경연은 아날로그키퍼를 통해 생각과 감정, 온기가 오래도록 머무르는 문구를 선보입니다. 손으로 정성껏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의 세계는 따스함이 가득합니다. 문구 덕후들을 사로잡은 문경연은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고 있을까요? 문구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키퍼(Analogue Keeper) 문경연 대표의 미술 취향을 공개합니다.


    Q1. <나의 문구 여행기>를 쓴 작가이자 아날로그키퍼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문경연입니다. ‘아날로그키퍼’라는 문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나의 문구 여행기>를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나의 문구 여행기>는 좋아하는 문구들을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을 담은 책이에요. 사실 작가의 삶은 0.001% 정도인 것 같고, 대부분을 아날로그키퍼의 대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의 업무를 맡고 있어요. 크게는 아날로그키퍼의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지만 포장, 배송까지 하고 있습니다(웃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아날로그키퍼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Q2. 아날로그키퍼는 어떤 이야기를 담아왔는지 궁금합니다.
    시즌 별로 주제를 잡고 그에 맞는 문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시즌은 오케스트라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들을 문구에 녹였습니다. ‘책상 위에서 기록을 하는 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어 지휘를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이었어요. 오케스트라가 조율을 할 때 음을 잡아주는 악기가 오보에라고 해요. 그래서 매일의 기록을 담을 수 있는 메모지의 이름을 오보에라고 지었어요. 오보에처럼 하루의 중심을 잡아주는 문구인 거죠. 세 번째 시즌의 컨셉은 우주여행이었어요. “기록은 우주여행을 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우주여행에 필요한 연료가 기록이고, 연료를 수집하는 통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서 페이퍼 파일을 기획했습니다. 기록이 페이퍼 파일에 쌓이게 되고, 그 기록만큼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결국 아날로그키퍼가 강조하는 건 ‘기록’이에요. ‘문구를 사세요’가 아닌 ‘기록하세요’라는 마음으로 문구를 세상에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정확히 전할 수 있는 문구가 무엇인지를 고려하고요. 단순히 문구라는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나의 매체가 되기를 바라요.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기획노트 ⓒanalogue_keeper


    Q3. 아날로그키퍼의 제품은 자꾸 펼쳐보고 싶고, 무언가를 쓰고 싶게 만들더라구요. 기록하는 삶은 어떤 모양을 띠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하시는 입장에서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아날로그키퍼는 모든 제품에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기획 단계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쓰는 사람에게 설득이 될까?’ 고민하고,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거치면서 결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획이 확정되면 디자인을 시작하는데요. 제가 디자인을 전공하기도 했고, 하고 싶은 게 많다 보니까 끓어넘칠 때까지 디자인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럴 때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날로그키퍼는 작품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채울 수 있는 백지를 전달하는 입장이니까요. 제품이 고객의 기록보다 우선하지 않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저희만 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딱 봤을 때 “이건 아날로그키퍼 같은데?”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키퍼 제품 디자인 과정 ⓒanalogue_keeper


    Q4. <나의 문구 여행기>의 부제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저는 구매자, 사용자로서 문구를 좋아했잖아요. 하지만 창업을 결심할 때에는 ‘과연 내가 문구를 만들고, 포장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도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여러 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답은 하나였어요. 저는 문구가 누구에게도 닿지 않은 깨끗한 상태, 공장에서 갓 그 상태의 문구조차도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쓰고 싶은 문구를 직접 만들어보자 결심하고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실패하면 내가 다 쓰지 뭐’ 하는 자신도 있었고요(웃음). 창업 3년 차인 지금은 또 다른 고민이 드는 시점인 것 같아요. 문구 산업이나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함이 생기더라고요. 사업을 지속할수록 눈에 보이는 것이 많아지고, 듣는 이야기가 많아지니까 불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단은 해보자’는 마음으로 조금 해소했다가 다시 불안이 오고 또 까먹고 그런 파도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불안을 책임질만큼의 용기가 있으니까요.

    Q5.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는 편이신가요?
    전체를 보는 것보다 부분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소설을 읽을 때도 전체적인 이야기보다 소설 속 한 단어나 문장에 더 마음이 이끌려요. 친구들과 여행 가면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발견했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아주 작은 조각상의 표정이나 다들 지나칠 법한 액자 디테일 같은 사소한 것들을 찍고 있거든요. 평소에는 남편이나 친구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의 교집합은 세상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예요. 각자 아는 것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세계를 넓히는 것 같아요. 문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문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와 연결하려고 노력해요. 저의 사소한 발견들과 제가 이전에 경험한 것들을 합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영감을 얻은 순간들 ⓒanalogue_keeper


    Q6. 그렇게 얻은 영감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책에서 좋았던 문장을 쓰는 필사 노트가 있고, 영감이나 아이디어만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노트가 있어요. 아카이빙 노트에는 단어나 이미지 위주로 기록하고,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펼쳐보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늘 손바닥만 한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좋았던 것들을 남겨두려고 해요. 시간을 내서 아카이빙 노트에 다시 옮겨 적거나 아예 페이지를 찢어서 붙이기도 합니다. 아카이빙 노트는 제 시선으로만 편집된 영감 노트인 셈이죠. 1년에 10권에서 12권 정도를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트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인스타그램(@ak_readytowrite)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이렇게도 노트를 쓸 수 있구나’하고 새로운 방식을 알아가시는 것 같아요.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필사 노트 ⓒanalogue_keeper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아카이빙 노트 ⓒanalogue_keeper


    Q7. 대표님만의 그림 감상법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어떤 상황이었을까, 무슨 기분으로 그렸을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그런 생각을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그림을 볼 때 재밌더라고요. 대표님은 어떻게 그림을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림을 볼 때 작품의 프레임을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에요.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프레임을 골랐을지 상상하는 걸 좋아해요. 작품에 프레임 조각들을 맞춰보면서 어떤 것이 어울릴지 고심했을 그 모습이 궁금하거든요. 딱 하나의 프레임만 정할 수 있고, 한번 정하면 오래도록 함께 하는 거잖아요. 과연 이 작품의 다른 프레임 후보는 뭐였을까? 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보면 더 재밌어요. 이렇게 작품의 프레임이나 재료, 전체적인 모습까지 다 보고 나면 작품 앞에 있는 시간이 되게 길어요. 그래서 저는 중간에 의자가 있는 미술관을 좋아합니다(웃음).

    직접 찍은 프레임 사진들 ⓒanalogue_keeper


    Q8. 마음에 오래도록 남은 전시가 있으신가요? 어떤 전시였는지, 어느 작품 앞에 오래도록 머물렀는지 알고 싶습니다.
    뉴욕의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 미술관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미술관 중앙에 중정이 있는 곳인데 너무 좋아서 세 번 정도 다녀왔어요. 프릭 컬렉션을 다녀오기 전까진 미술관의 작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을 감싸는 미술관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요, 처음으로 공간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전시예요. 최근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전시를 다녀왔어요. 이응노 화백의 <군상> 앞에 한참을 서 있다 왔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인터넷으로 많이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왜 지금까지 컴퓨터로만 봤지?’라고 생각할 만큼 너무 멋진 작품이었어요. 앞에서 보는 것과 옆에서 보는 것, 또 멀리서 보는 모습이 달라서 그 점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부분으로도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그림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어떤 작품이 어느 곳에 걸려있는지 전혀 모르고 보게 되잖아요. <군상>은 약간 힌트가 있었던 게 작품 맞은 편에 모니터 3개로 구성된 박현기 작가의 <무제> 작품이 있었어요. 거기에 비춰서 ‘이제 만나게 되는구나’라는 걸 알고 봤는데도 충격적으로 좋았어요. 멋지다는 감각을 넘어서서 작품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응노 <군상> ⓒanalogue_keeper


    Q9.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과 사이 톰블리(Cy Twombly)를 좋아합니다. 오래전에 친구가 잭슨 폴록이 페인팅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유해 준 적이 있어요.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파리 퐁피두 센터에 갔어요. 보자마자 ‘이 분은 내가 오래도록 좋아하는 작가님이 될 것 같다’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지만, 잭슨 폴록의 작품은 빠른 리듬이 들리는 것 같았어요. 사이 톰블리는 잭슨 폴록과는 달리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작가인데요, 크레용과 연필로 추상화를 작업하는 분입니다. 둘의 스타일은 상반되지만 부분이 전체처럼 느껴진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작품 어느 곳이나 크롭(crop)해도 그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거든요. 상반된 스타일의 두 작가가 저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Q10. 집이나 사무실에 아트 포스터나 그림이 걸려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집 거실에 완전 예각의 모서리가 있어요. 이곳을 중화시켜줄 만한 포스터를 찾다가 세로로 긴 한스 아르퉁(hans Hartung)의 포스터를 발견했어요. 성함이나 작업에 대한 내용을 몰랐지만 따스한 색에 반해서 구매하게 되었어요. 침실에는 호안 미로(Joan Miro) 포스터가 걸려있습니다. 저희 남편이 고른 작품인데요, 당시 아무것도 없던 신혼집에 색을 부여하고 싶어서 구매한 포스터에요. 그때 남편이 이 작품 앞에 정말 오래 서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작품이 우리 집에 걸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안방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두 작품 다 오래도록 함께 할 예정입니다.

    호안 미로 아트포스터 ⓒanalogue_keeper


    Q11.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책상이라고 하셨어요. “어제의 성실했던 제가 조금 더 성장해서 오늘의 책상 앞에 앉으면 미래의 제가 마중을 나와 있는 곳”이라고 한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책상 앞에 붙여 두고 오래도록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신가요?
    최영욱 작가님의 'karma'를 책상 앞에 붙여 두고 싶어요. 인스턴트처럼 빠르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듯이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사색과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작업물은 그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욱 작가님의 달 항아리는 글이 하나도 없음에도 그걸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고아한 흰색이 주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니까요.

    최영욱, karma1, 93x82cm, Silkscreen ⓒprintbakery


    최영욱, karma2, 93x82cm, Silkscreen ⓒprintbakery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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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연은 아날로그키퍼를 통해 생각과 감정, 온기가 오래도록 머무르는 문구를 선보입니다. 손으로 정성껏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의 세계는 따스함이 가득합니다. 문구 덕후들을 사로잡은 문경연은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고 있을까요? 문구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키퍼(Analogue Keeper) 문경연 대표의 미술 취향을 공개합니다.


    Q1. <나의 문구 여행기>를 쓴 작가이자 아날로그키퍼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문경연입니다. ‘아날로그키퍼’라는 문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나의 문구 여행기>를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나의 문구 여행기>는 좋아하는 문구들을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을 담은 책이에요. 사실 작가의 삶은 0.001% 정도인 것 같고, 대부분을 아날로그키퍼의 대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의 업무를 맡고 있어요. 크게는 아날로그키퍼의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지만 포장, 배송까지 하고 있습니다(웃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아날로그키퍼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Q2. 아날로그키퍼는 어떤 이야기를 담아왔는지 궁금합니다.
    시즌 별로 주제를 잡고 그에 맞는 문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시즌은 오케스트라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들을 문구에 녹였습니다. ‘책상 위에서 기록을 하는 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어 지휘를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이었어요. 오케스트라가 조율을 할 때 음을 잡아주는 악기가 오보에라고 해요. 그래서 매일의 기록을 담을 수 있는 메모지의 이름을 오보에라고 지었어요. 오보에처럼 하루의 중심을 잡아주는 문구인 거죠. 세 번째 시즌의 컨셉은 우주여행이었어요. “기록은 우주여행을 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우주여행에 필요한 연료가 기록이고, 연료를 수집하는 통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서 페이퍼 파일을 기획했습니다. 기록이 페이퍼 파일에 쌓이게 되고, 그 기록만큼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결국 아날로그키퍼가 강조하는 건 ‘기록’이에요. ‘문구를 사세요’가 아닌 ‘기록하세요’라는 마음으로 문구를 세상에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정확히 전할 수 있는 문구가 무엇인지를 고려하고요. 단순히 문구라는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나의 매체가 되기를 바라요.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기획노트 ⓒanalogue_keeper


    Q3. 아날로그키퍼의 제품은 자꾸 펼쳐보고 싶고, 무언가를 쓰고 싶게 만들더라구요. 기록하는 삶은 어떤 모양을 띠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하시는 입장에서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아날로그키퍼는 모든 제품에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기획 단계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쓰는 사람에게 설득이 될까?’ 고민하고,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거치면서 결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획이 확정되면 디자인을 시작하는데요. 제가 디자인을 전공하기도 했고, 하고 싶은 게 많다 보니까 끓어넘칠 때까지 디자인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럴 때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날로그키퍼는 작품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채울 수 있는 백지를 전달하는 입장이니까요. 제품이 고객의 기록보다 우선하지 않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저희만 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딱 봤을 때 “이건 아날로그키퍼 같은데?”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키퍼 제품 디자인 과정 ⓒanalogue_keeper


    Q4. <나의 문구 여행기>의 부제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저는 구매자, 사용자로서 문구를 좋아했잖아요. 하지만 창업을 결심할 때에는 ‘과연 내가 문구를 만들고, 포장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도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여러 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답은 하나였어요. 저는 문구가 누구에게도 닿지 않은 깨끗한 상태, 공장에서 갓 그 상태의 문구조차도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쓰고 싶은 문구를 직접 만들어보자 결심하고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실패하면 내가 다 쓰지 뭐’ 하는 자신도 있었고요(웃음). 창업 3년 차인 지금은 또 다른 고민이 드는 시점인 것 같아요. 문구 산업이나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함이 생기더라고요. 사업을 지속할수록 눈에 보이는 것이 많아지고, 듣는 이야기가 많아지니까 불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단은 해보자’는 마음으로 조금 해소했다가 다시 불안이 오고 또 까먹고 그런 파도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불안을 책임질만큼의 용기가 있으니까요.

    Q5.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는 편이신가요?
    전체를 보는 것보다 부분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소설을 읽을 때도 전체적인 이야기보다 소설 속 한 단어나 문장에 더 마음이 이끌려요. 친구들과 여행 가면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발견했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아주 작은 조각상의 표정이나 다들 지나칠 법한 액자 디테일 같은 사소한 것들을 찍고 있거든요. 평소에는 남편이나 친구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의 교집합은 세상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예요. 각자 아는 것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세계를 넓히는 것 같아요. 문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문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와 연결하려고 노력해요. 저의 사소한 발견들과 제가 이전에 경험한 것들을 합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영감을 얻은 순간들 ⓒanalogue_keeper


    Q6. 그렇게 얻은 영감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책에서 좋았던 문장을 쓰는 필사 노트가 있고, 영감이나 아이디어만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노트가 있어요. 아카이빙 노트에는 단어나 이미지 위주로 기록하고,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펼쳐보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늘 손바닥만 한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좋았던 것들을 남겨두려고 해요. 시간을 내서 아카이빙 노트에 다시 옮겨 적거나 아예 페이지를 찢어서 붙이기도 합니다. 아카이빙 노트는 제 시선으로만 편집된 영감 노트인 셈이죠. 1년에 10권에서 12권 정도를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트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인스타그램(@ak_readytowrite)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이렇게도 노트를 쓸 수 있구나’하고 새로운 방식을 알아가시는 것 같아요.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필사 노트 ⓒanalogue_keeper


    아날로그키퍼 대표 문경연의 아카이빙 노트 ⓒanalogue_keeper


    Q7. 대표님만의 그림 감상법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어떤 상황이었을까, 무슨 기분으로 그렸을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그런 생각을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그림을 볼 때 재밌더라고요. 대표님은 어떻게 그림을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림을 볼 때 작품의 프레임을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에요.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프레임을 골랐을지 상상하는 걸 좋아해요. 작품에 프레임 조각들을 맞춰보면서 어떤 것이 어울릴지 고심했을 그 모습이 궁금하거든요. 딱 하나의 프레임만 정할 수 있고, 한번 정하면 오래도록 함께 하는 거잖아요. 과연 이 작품의 다른 프레임 후보는 뭐였을까? 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보면 더 재밌어요. 이렇게 작품의 프레임이나 재료, 전체적인 모습까지 다 보고 나면 작품 앞에 있는 시간이 되게 길어요. 그래서 저는 중간에 의자가 있는 미술관을 좋아합니다(웃음).

    직접 찍은 프레임 사진들 ⓒanalogue_keeper


    Q8. 마음에 오래도록 남은 전시가 있으신가요? 어떤 전시였는지, 어느 작품 앞에 오래도록 머물렀는지 알고 싶습니다.
    뉴욕의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 미술관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미술관 중앙에 중정이 있는 곳인데 너무 좋아서 세 번 정도 다녀왔어요. 프릭 컬렉션을 다녀오기 전까진 미술관의 작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을 감싸는 미술관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요, 처음으로 공간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전시예요. 최근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전시를 다녀왔어요. 이응노 화백의 <군상> 앞에 한참을 서 있다 왔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인터넷으로 많이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왜 지금까지 컴퓨터로만 봤지?’라고 생각할 만큼 너무 멋진 작품이었어요. 앞에서 보는 것과 옆에서 보는 것, 또 멀리서 보는 모습이 달라서 그 점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부분으로도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그림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어떤 작품이 어느 곳에 걸려있는지 전혀 모르고 보게 되잖아요. <군상>은 약간 힌트가 있었던 게 작품 맞은 편에 모니터 3개로 구성된 박현기 작가의 <무제> 작품이 있었어요. 거기에 비춰서 ‘이제 만나게 되는구나’라는 걸 알고 봤는데도 충격적으로 좋았어요. 멋지다는 감각을 넘어서서 작품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응노 <군상> ⓒanalogue_keeper


    Q9.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과 사이 톰블리(Cy Twombly)를 좋아합니다. 오래전에 친구가 잭슨 폴록이 페인팅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유해 준 적이 있어요.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파리 퐁피두 센터에 갔어요. 보자마자 ‘이 분은 내가 오래도록 좋아하는 작가님이 될 것 같다’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지만, 잭슨 폴록의 작품은 빠른 리듬이 들리는 것 같았어요. 사이 톰블리는 잭슨 폴록과는 달리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작가인데요, 크레용과 연필로 추상화를 작업하는 분입니다. 둘의 스타일은 상반되지만 부분이 전체처럼 느껴진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작품 어느 곳이나 크롭(crop)해도 그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거든요. 상반된 스타일의 두 작가가 저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Q10. 집이나 사무실에 아트 포스터나 그림이 걸려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집 거실에 완전 예각의 모서리가 있어요. 이곳을 중화시켜줄 만한 포스터를 찾다가 세로로 긴 한스 아르퉁(hans Hartung)의 포스터를 발견했어요. 성함이나 작업에 대한 내용을 몰랐지만 따스한 색에 반해서 구매하게 되었어요. 침실에는 호안 미로(Joan Miro) 포스터가 걸려있습니다. 저희 남편이 고른 작품인데요, 당시 아무것도 없던 신혼집에 색을 부여하고 싶어서 구매한 포스터에요. 그때 남편이 이 작품 앞에 정말 오래 서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작품이 우리 집에 걸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안방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두 작품 다 오래도록 함께 할 예정입니다.

    호안 미로 아트포스터 ⓒanalogue_keeper


    Q11.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책상이라고 하셨어요. “어제의 성실했던 제가 조금 더 성장해서 오늘의 책상 앞에 앉으면 미래의 제가 마중을 나와 있는 곳”이라고 한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책상 앞에 붙여 두고 오래도록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신가요?
    최영욱 작가님의 'karma'를 책상 앞에 붙여 두고 싶어요. 인스턴트처럼 빠르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듯이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사색과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작업물은 그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욱 작가님의 달 항아리는 글이 하나도 없음에도 그걸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고아한 흰색이 주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니까요.

    최영욱, karma1, 93x82cm, Silkscreen ⓒprintbakery


    최영욱, karma2, 93x82cm, Silkscreen ⓒprintbakery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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