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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시선으로, 파일드 Filed x 식물상점 인터뷰

2020.12.28

낯선 시선으로, 파일드 Filed x 식물상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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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예술로 바꾸는 두 작가를 만났습니다. 프린트베이커리 한남점에서 진행되는 ‘PLAANTS’展을 돌아보며 나눈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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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일드 Filed x 식물상점, 'PLAANT'展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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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베이커리 한남점에서 아티스트의 독특한 시선으로 식물을 포착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색채의 꽃잎과 나무 덩굴 같이 감각적인 타이포가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이미지를 맡은 아티스트그룹 Filed와 식물 연출을 맡은 식물상점을 만났습니다. 이미지와 식물을 자유롭게 변주하여 새로운 감각을 선물하는 두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실험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다, ‘파일드 Filed’

강경희, 이소정, 정다혜, 유현선, 이민주로 구성된 이미지 기반의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 그래픽을 활용하여 실험적인 비주얼을 선보입니다. 사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Q1. ‘PLAANTS’ 전시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파일드와 식물상점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되었나요?
언젠가 꽃과 식물을 활용한 아트워크를 만들고 싶었어요. 프린트베이커리가 제안해 주신 전시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PLAANTS’를 기획했습니다. 꽃과 식물 작업을 위해 식물상점에 먼저 협업 요청을 드렸습니다. 개인적인 인연도 있고, 파일드 팀과 즐겁게 작업한 경험이 있어 함께 작업하고 싶었습니다. 올해 6월에 열렸던 현대카드 스토리지 ‘Art Street’ 행사에서는 파일드와 식물상점이 각각의 작품으로 참여했습니다. 서로의 작업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어요.

Q2. 꽃과 식물을 사진으로 담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조형적 요소인 ‘색’에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독특한 색으로 물들인 꽃과 식물을 잘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자연광, 순간광, 색조명 등 다양한 빛을 활용했습니다. 대상이 가진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PLAANTS'展 작품 촬영 현장 ⓒ파일드Filed


Q3. 꽃과 식물을 촬영하는 작업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은 없었나요?
식물상점 강은영 작가님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촬영했습니다. 꽃과 식물의 컨디션 관리부터 운반, 형태를 잡는 것까지 신경을 써주셨어요. 덕분에 파일드는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플로리스트 없이 촬영했다면 정말 많은 난관이 있었을 것 같아요. 꽃잎이 약해서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떨어지거나 상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화병 없이 꽃과 식물을 고정하고 배치하는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 전문가의 손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PLAANTS'展 작품 촬영 현장 ⓒ파일드Filed


Q4. 이번 작업에 쓰인 타이포를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각 꽃과 식물에 어울리는 형용사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포스터에 사용한 글자는 ITC Benguiat라는 서체입니다. 아르누보(Art Nouveau) 시대 서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꽃이나 식물 덩굴 형태에서 가져온 장식적인 곡선이 특징이에요. 특히 AA, AP와 같이 독특한 합자를 가지고 있어서 이번 작업과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형용사는 먼저 팀원들과 의논해서 후보 목록을 만들었어요. 시각적으로 가장 적합한 글자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드리면, 후보 중에 ‘Thorny(가시가 있는)’라는 단어가 있었어요. 단어 길이가 짧고 글자 형태가 주는 시각적 효과가 적어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Q5. 2020년은 파일드에게 어떤 한 해였나요?
2020년은 전시를 가장 많이 개최한 해입니다. 다른 예술가들과 콜라보레이션을 가장 많이 한 해이기도 해요. 총 4번의 전시를 오픈하며 힘들었지만 많은 성장을 이뤘어요. 코우너스와 공동기획한 ‘Combination 5: Hot Ice Cream & Iced Hot Dog’展, 구찌가 주최하고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展. 현대카드가 주최한 아트 팝업 셀렉트샵 ‘Art Street’에 참여했어요. 마지막으로 프린트베이커리 ‘PLAANTS’展까지 꽉 채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展, 파일드 작품 ⓒ파일드Filed


‘Combination 5: Hot Ice Cream & Iced Hot Dog’展, 파일드 작품 ⓒ파일드Filed


Q6. 바쁜 한 해를 보내셨는데, 한 개인으로서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경희: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혼자 노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규칙적인 일과를 차분하게 통제할 때 작은 쾌감을 느낍니다.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익숙한 저에게 새로운 일상이 생긴 거죠. 타인의 개입이 없는 환경에서 내면의 고요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유현선: 음식과 술을 검색하는 것을 좋아해요. 시간이 나면 틈틈이 검색해보고 만들어봅니다. 최근에는 니스와즈 샐러드(Salad Niçoise)를 만들었어요.
이민주: 오랜 기간 혼자 자취하다가 올해 집으로 들어왔어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어요. 그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소정: 일과 휴식의 균형이 맞을 때 행복하고 질 높은 일상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지난 몇 달간 바쁘게 생활했더니 체력이 무너졌어요. 건강이 안 좋아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까 우울하더라고요. 제 몸에 맞는 루틴으로 효율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다혜: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카페에서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요. 당연했던 일상이 당연하지 않게 되니 더욱 소중하고 그리워요.

Q7. 작업할 때 말고 함께 모이면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희는 파일드의 구성원이자 동료이기 전에 친구 관계예요. 평범한 친구들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전시를 보러 갑니다. 일과 놀이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아서 더 자유로운 태도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한 전시나 행사에서 작업의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지난여름에는 처음으로 다 같이 제주도 여행을 갔어요. 재밌는 순간들이 지금도 떠오르네요.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모임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들입니다.

파일드 제주 여행 ⓒ파일드Filed​


Q8. 작업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어떤가요?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고 협업하는지 궁금해요.
내부에서 하고 싶은 작업이 생기거나 외부 프로젝트 제안이 오면 아이디어 회의부터 시작합니다. 기획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중요한 결정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다섯 명 모두의 동의를 얻어요. 팀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합니다. 틀만 잡힌 아이디어를 실현가능한 프로젝트로 구체화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습니다.

Q9.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배우는 점이나 존경스러운 점이 있나요?
파일드 팀원 모두 2020년 2월에 학부를 졸업했어요. 사회에 갓 진출한 초년생들이다 보니 서로 눈에 띄게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요. 각자가 직업적 전문성을 갖게 되면서 존중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책임감과 실행력, 사소한 디테일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Q10. 마지막으로, 프린트베이커리와 함께 작업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전시장이 아닌 공간에서 가구와 다른 작가의 작품과 함께 전시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화이트 큐브와는 다른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프린트베이커리와 함께 선별하고 고민한 덕분에 자연스러운 공간 배치가 가능했어요. 작품 설치와 시공을 전문가와 함께 작업하여 기획한 그대로 구현이 되었습니다. 완성도 높은 만족스러운 전시였습니다.






꽃과 식물의 낯선 모습을 보여주다, ‘식물상점’

판화를 전공한 강은영 작가는 일상에서 식물을 만나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판화와 식물을 연계시켜 식물상점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Q1. 파일드의 작업에 흔쾌히 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파일드와의 작업은 어떠셨나요?
이전부터 파일드의 작업이 무척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PLAANTS’ 전시를 먼저 제안해 주셔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파일드 멤버 두 분과는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번 전시는 파일드 팀 전체와 작업할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팀원 수가 많은 만큼 풍부한 의견을 교환하며 작업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Q2. 판화를 전공하셨기 때문에 전시 기획이나 의도를 깊이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판화 작업과 식물, 꽃 설치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혼자 하는 작업도 있지만 다양한 분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험이 쌓이면서 전시의 기획의도를 더 잘 이해하고 작업에 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전시는 꽃과 식물이 가진 낯선 모습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자연에서 온 색과 형태에 새로운 색을 입혀 꽃의 낯선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최근에 꽃을 염색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실험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파일드에서도 염색된 꽃으로 작업하고 싶다고 해서 이번 전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Q3. 직접 작업하신 꽃과 식물에 형용사 타이포가 적혔습니다. 작업물과 형용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나요?
형용사는 파일드에서 정해주셨습니다. 각 식물들과 잘 어울리는 형용사라고 생각해요. 타이포의 형태와 의미가 꽃과 한 화면에 놓인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다른 층위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 같아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Q4. 식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신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2019년 겨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밤이 낮으로 변할 때’ 전시가 기억에 남아요. 그때 작업한 작품을 좋아해요. 망루에 올라야 조망할 수 있는 시점으로 작업했어요. 색과 형태가 변형된 꽃이 섞인 Blue Alkanet tree의 정원을 구상했습니다. Blue Alkanet tree 속에 꽃의 구조를 알 수 있는 식물 세밀화도 함께 그려서 전시했습니다.


‘밤이 낮으로 변할 때’展. 식물상점 작품 ⓒ식물상점


Q5.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식물상점’의 작업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요?
식물상점을 운영하는 것과 별개로 식물작업과 판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 안에서는 식물과 판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업을 앞으로 많이 보여주고 싶습니다. 꽃이나 식물이 사진으로 보이는 작업에도 흥미를 갖고 진행하려고 해요.


*본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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