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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의 제주, 김현수의 시선

2021.10.12

내 몫의 제주, 김현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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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한국 자연의 색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갑니다. 겹겹이 쌓인 짙은 초록은 제주의 푸르름을 닮았습니다. 구불구불한 돌담 길, 축축이 젖은 흙, 뾰족한 삼나무, 어둡고 짙은 초록의 밭. 유년 시절을 보낸 제주의 색들이 자연스럽게 화면에서 재구성되어 나타납니다. 숲과 바다가 놀이터였던 그때, 작가가 보고 자란 제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김현수의 기억에 잠들어 있던 풍경을 지금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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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한국 자연의 색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갑니다. 겹겹이 쌓인 짙은 초록은 제주의 푸르름을 닮았습니다. 구불구불한 돌담 길, 축축이 젖은 흙, 뾰족한 삼나무, 어둡고 짙은 초록의 밭. 유년 시절을 보낸 제주의 색들이 자연스럽게 화면에서 재구성되어 나타납니다. 숲과 바다가 놀이터였던 그때, 작가가 보고 자란 제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김현수의 기억에 잠들어 있던 풍경을 지금 들려드립니다.



나를 스치는 것들

제주 동쪽에 위치한 ‘조천’이라는 동네에서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고즈넉한 평화로움이 내려앉은 바다 마을은 외할아버지의 삶의 터전이자 저의 놀이터가 되어주었어요. 그 시절 제 일상에는 산과 바다가 가득했습니다. 억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을의 정적인 풍경 뒤로 파도 소리가 가까워졌습니다. 집 앞에서 만난 작은 바다에서 게나 고동을 잡았고, 바다가 시시해지면 할아버지의 일터였던 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소와 말을 친구 삼아 시간을 보내다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던 기억에 납니다.

유년 시절 보고 자란 제주의 풍경 ⓒ김현수


드넓은 목장의 풍경 ⓒ김현수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 목장에 가던 풍경이 유독 또렷합니다. 작은 저를 오토바이 앞에 세우고 뒤에서 안아 주시던 할아버지, 짙고 습했던 나무 냄새, 저 멀리 스쳐 지나가는 높고 긴 나무들까지. 지금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거리는 삼나무 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검정에 가까운, 크고 뾰족했던 나무들에 시선을 빼앗겨 한참을 바라보곤 했으니까요. 삼나무 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네모 가득한 마을의 모습도 생각이 납니다. 집과 집, 밭과 밭을 까만 돌담으로 나누어 반듯한 네모 모양이 잔뜩 펼쳐져 있었습니다. 나눠진 네모 안에 줄지어 심어진 풀과 흙, 그 줄무늬 같은 풍경을 지금도 종종 떠올려봅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다녔던 숲길 ⓒ김현수


까만 돌담이 가득한 동네의 풍경 ⓒ김현수


제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유년 시절이지 않을까요. 숲과 바다가 놀이터였던 그때 그곳에서 저의 정서가 만들어졌을 거라고 감히 짐작해 봅니다. 특별히 뭘 배운다거나 경험한다는 의식 없이 제주가 보여주는 것들을 공기처럼 들이마셨습니다. 아무런 걱정도 고민도 없이 뛰어다녔던 어린 시절과 수만 가지 색을 띤 초록 풀, 검정에 가까운 나무들. 모든 것이 꿈만 같지만 그때 느꼈던 모종의 경이, 재미와 설렘이 고스란히 제게 스며들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색감, 다양한 형체의 풀, 돌멩이, 흙, 하늘. 어린 날과 닮은 풍경이 제 작품 속에서 구성되고 해체되고 조합되어 영원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다양한 모양을 띤 초록 식물들 ⓒ김현수


마음을 보여주는 일에 대하여

저의 작업은 기억 속 장면을 포착해서 화면에 옮기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화판 앞에 앉아 고요히 떠오르는 기억을 더듬고 그 위로 현재의 감정을 덧입힙니다. 그렇게 조합된 형상들을 스케치 없이 빠르게 화면 위에 옮기고 색을 쌓아가며 구체적인 장면으로 완성해 나갑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작업하다 보면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이 훌쩍 다가옵니다. 작업이 마음에 드는 날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지만, 부족함이 보이는 저녁에는 집에서도 작품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얼른 작업실로 돌아가고 싶어서 잠도 잘 못 잡니다.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서 한동안 서성이는 마음으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작업실 풍경 ⓒ김현수


제 그림엔 그날의 기분과 날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겁니다. 어떤 날은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고 좋아하는 노래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다른 날엔 이유 없이 눈물이 나서 한참을 울고 아무 일 없던 듯이 다시 작업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자기반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때 이렇게 하지 말 걸, 다음부터는 안 그래야지’와 같은 생각들. 그럴 때면 감정과 생각이 범람하지 않도록 라디오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놓고 작업을 이어갑니다.

이제 저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림 그리며 쉬고, 그림 그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그림 그리며 일을 하니까요. 앞으로 흘러갈 시간 속에서도 저는 당연한 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을 테고 그렇게 나이 든 제 모습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가까운 미래를 상상해 보면 제주와 서울의 작업실 오가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가 보입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니까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 이야기를 작업하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미래는 막연하지만 꽤 재미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작업하는 모습 ⓒ김현수


그때와 지금, 붉은 벽돌 집

얼마 전 오랜만에 들린 할머니 댁 정원에서 변함없는 푸르름을 만났습니다. 제주 시내 무근성에 위치한 할머니 댁은 쌀집으로 운영되던 공간이었는데 마당에는 여러 나무들과 풀, 잡초들이 무성했습니다. 오빠와 정원 나무 아래 숨어 함께 보내던 시간들과 옥상에서 고양이랑 놀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이제는 서울에 살고 있어 자연을 찾아 나서야 하는 점이 아쉽지만 가끔씩 마주하는 그때의 장면들은 여전히 위안과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제주 무근성에 위치한 할머니댁 정원 ⓒ김현수


짙은 흙냄새와 풀 냄새는 단숨에 유년 시절의 기억들을 소환했습니다. 그때 그곳에서 느낀 감정과 기분을 간직하고 싶어 <붉은 벽돌 집>을 작업했습니다. 지난 9월 열린 ‘제주청년작가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자연”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며 여전히 우리 곁에 주어진 희망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를 깊이 바라봅니다.

김현수, '붉은 벽돌 집' ⓒ김현수


'제주청년작가전' 전시 전경 ⓒ김현수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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