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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오트쿠튀르 아틀리에의 패턴 디자이너, 모델리스트 임세아의 미술 취향

2021.11.29

디올 오트쿠튀르 아틀리에의 패턴 디자이너, 모델리스트 임세아의 미술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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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베이커리가 소개하는 미술 취향, 패턴 디자이너 임세아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임세아는 한국인 최초로 파리의 디올 오트쿠튀르 아틀리에에서 패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체형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볼륨과 패턴을 디자인하고, 평면으로 나타난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실제로 구현해 냅니다. 패턴 디자인으로 세상에 예술적 아름다움을 전하는 임세아는 과연 어떤 미술 취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와 나누었던 미술 취향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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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베이커리가 소개하는 미술 취향, 패턴 디자이너 임세아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임세아는 한국인 최초로 파리의 디올 오트쿠튀르 아틀리에에서 패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체형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볼륨과 패턴을 디자인하고, 평면으로 나타난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실제로 구현해 냅니다. 세계적인 배우 메릴 스트립, 제니퍼 애니스톤, 다코타 패닝이 임세아의 손길이 머문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인 최초 디올의 패턴 디자이너'로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있는 임세아. 그는 과거 춤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는 댄서이기도 했습니다. 1세대 안무팀 '스위치' 소속으로 싸이의 '챔피언', 신화의 '브랜드 뉴' 등 멋진 아티스트의 무대를 함께 올랐습니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 댄서가 아닌 디자이너의 삶을 걷게 했지만, '미래에 다른 직업적 가능성을 열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그는 말합니다. 한때는 춤으로, 이제는 패턴 디자인으로 세상에 예술적 아름다움을 전하는 임세아는 과연 어떤 미술 취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와 나누었던 미술 취향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Q1. 안녕하세요 디자이너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크리스찬 디올 오트쿠튀르 아틀리에에서 모델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임세아입니다. 모델리스트는 디자이너가 그린 스케치를 실제 옷으로 구현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프랑스에서는 ‘모델리스트(Modéliste)’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패턴 디자이너(Pattern designer)’라는 용어를 사용해요. 비율, 볼륨, 시접 등 옷을 제작할 때 필요한 모든 디테일을 연구하고, 옷이 완성될 때까지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하죠. 특히 오트쿠튀르(Haute couture)에서의 모델리스트는 더 많은 과정에 참여하게 돼요. 각 클라이언트에 맞춘 마네킹 제작부터 체형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패턴 연구, 클라이언트와의 피팅, 마지막 보정하는 과정까지요.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구현한다는 차원을 넘어 입는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디자이너와의 소통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갑니다.

작업 중인 임세아 디자이너(오른쪽) ⓒDior 인스타그램


Q2. 모델리스트의 자세한 작업 과정을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디자이너가 스케치를 모델리스트에게 전달해 주면 작업이 시작됩니다. 먼저 클라이언트의 체형에 맞는 마네킹을 제작해요. 평면에 그려진 디자인을 입체화하기 위한 첫 작업이죠. 그 위로 천을 드레이핑 하면서 볼륨과 패턴을 잡아갑니다. 사람마다 가진 체형의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한 연구와 치밀한 계산이 필요한 단계에요. 패턴이 완성되면 봉제 담당 쿠튀리에(Couturier)를 찾아가 디테일한 부분을 설명하며 옷을 만들어 갑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에요. 작업한 옷을 클라이언트가 입어 본 후에 불편하거나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개선해야 해요. 다시 피팅과 수정을 반복하죠. 이런 길고도 디테일한 과정 끝에 한 벌의 옷이 탄생하게 됩니다.

(좌) 디자이너의 스케치, (우)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구현 중인 임세아 디자이너 ⓒDior 인스타그램


Q3. 엄청난 작업 과정이 숨어 있었네요.
맞아요, 숙련된 쿠튀리에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해도 몇 날 며칠 꼬박 밤을 새워야 드레스 한 벌을 만들 수 있어요. 일일이 손으로 드레이프를 잡고 한 땀 한 땀 떠서 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어요.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바디 라인을 따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주름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고요. 결국 정성을 쏟은 시간과 노력만큼 입은 사람이 더 빛나게 된다고 생각해요.

작업 중인 임세아 디자이너(왼쪽) ⓒDior 인스타그램


Q4.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2020 크리스찬 디올 F/W 컬렉션’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드레스 한 벌을 만드느라 몇 달 동안 밤을 새워가면서 테크닉을 연구하고 작업을 진행했거든요. 드레스 한 벌을 작업할 때 평균 600시간 정도 걸리는데 작업의 80% 이상을 혼자 했어요. 동시에 새로운 테크닉을 만들어 내야 해야 했고요. 정말 고독과 인내심의 싸움이었어요. ‘제발 누가 도와줬으면 좋겠다’, ‘도대체 언제 끝날까‘, ‘이 드레스를 꼭 해야 하는 걸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죠(웃음). 그렇게 스스로의 한계와 부딪쳐가면서 만들어 낸 컬렉션이어서 더 애착이 크네요.

모델과 드레스 피팅 작업 중인 임세아 디자이너 ⓒ임세아


Q5. 엄청난 커리어 전환을 하셨죠. 댄서에서 모델리스트로 직업을 바꾼 계기가 있으셨나요?
좋은 기회가 닿아 ’철이와 미애’의 미애씨가 만든 안무팀 ‘스위치’에 소속되어 활동을 시작했어요. 감사하게도 싸이의 ‘챔피언’, 신화의 ‘브랜드 뉴’ 등 멋진 아티스트의 무대에 오르기도 했었고요. 그렇게 한창 댄서로 인정을 받아 가던 시기에 예기치 못하게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춤을 출 수 없게 되었어요. 갑작스럽게 쉬게 되면서 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고민의 시간이 생긴 거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내가 가진 직업적 소망과 신념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그렇게 결정한 것이 패션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내기도 했고 늘 관심이 끊이지 않았던 분야라 오래도록 몰두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외할머니께서 작은 의상실을 운영하셔서 어릴 적부터 그곳에 드나들며 패션에 대한 애정과 동경을 키우곤 했거든요. 이브생 로랑 같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꿈꾼 적도 있고요. 스스로에게 가장 집중해서 내린 결론이었기에 저를 믿고 추진할 수 있었어요. 현재의 삶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고요. 그 당시에는 정말 좌절스러웠지만 당연한 듯 그렸던 미래에 다른 직업적 가능성을 열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임세아 디자이너의 파리 집 ⓒ임세아


Q6. 전공은 불문학이셨다고요.
댄서로 활동하고 있을 때 불문학과에 들어갔어요. 반 고흐의 엄청난 팬이어서 그가 주로 활동하고 생을 마감한 프랑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어릴 때부터 프랑스 문학이나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에밀 졸라(Emile Zola)나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책을 좋아했고, 마농의 샘(Jean De Florette) 같은 영화는 수십 번씩 돌려봤어요. 무엇보다 불문학을 전공했던 건 제 인생의 큰 기회였죠. 프랑스에 오겠다고 결정했을 때 불문학을 전공했다는 것 하나 믿고 파리행 티켓을 끊었거든요(웃음).

프랑스 파리의 풍경 ⓒprintbakery


Q7.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저는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늘 용기를 내는 편이에요. 그땐 물러설 곳이 없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할 만큼 용감했어요. 어린 나이도, 디자인 전공도 아니었는데 패션을 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무작정 파리로 왔으니까요. 현지에서 불어를 배워가면서 패턴 디자이너 양성 학교인 AICP(Académie Internationale de Coupe de Paris)에 지원했어요. 유서 깊은 학교라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부딪치고 문을 두드려보고 시도해 본 만큼 운과 기회가 따라오는 것 같아요. ‘더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에 도전해야지’ 이런 마음이었다면 파리에 오는 것도, 학교에 들어가는 것도 한참 걸렸을 거예요. 모든 과정마다 위기도 많았고 두려움도 컸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찾아 나섰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믿어요.

다코타 패닝의 드레스를 작업 중인 임세아 디자이너 ⓒDior 인스타그램


Q8. 현재의 커리어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오셨을 것 같습니다. 일하지 않을 때는 파리에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시나요?
건강이 무너지지 않게 틈틈이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집에서 와인 한잔하면서 여유를 찾기도 하고요. 예술의 도시 파리에 살고 있으니 미술관을 다니면서 예술을 향유하기도 하죠(웃음). 미술관을 거닐면서 친구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도 얻어요. 특히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미술관을 자주 가요. 기존의 틀을 벗어난 독특한 컨셉의 전시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사고와 생각이 확장되는 기분이 들어요. 신선한 아이디어를 따라가면서 영감도 많이 얻고요. 미술관 야외의 풍경과 분위기도 멋있어서 그 공간 자체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껴요.

평소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는 임세아 디자이너 ⓒ임세아


프랑스 파리의 빈티지 마켓 ⓒprintbakery


Q9. 미술관을 자주 다니신다고 하셨는데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전시가 있으신가요?
그랑 팔레 미술관(Grand palais)에서 열렸던 ‘로댕, 100주년 전시회’요. 로댕의 작품으로 가득한 그랑 팔레는 또 다른 웅장함으로 다가왔어요. 그 많은 작품들을 어떻게 한곳에 다 전시할 수 있었는지, 스케일에 일단 놀랐어요(웃음). 무엇보다 전시 연출이 정말 멋졌어요. 그랑 팔레 곳곳에 로댕의 작품이 놓여있었는데 공간별로 너무 잘 어우러져서 감탄하면서 봤어요. 아무래도 구조적인 형태나 연출에 관심이 많다 보니 그런 부분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큐레이터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배치한 건지 추측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고요. 로댕 미술관(Musee Rodin)의 전시도 좋아해요. 로댕이 추구한 예술이나 조각의 웅장함, 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니까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로댕 미술관 ⓒprintbakery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로댕 미술관 ⓒprintbakery


Q10. 디자이너로서 어디서 영감을 가장 많이 받으시나요?
메릴 스트립과 시고니 위버처럼 모든 멋진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아요. 두 분은 같이 작업한 적도 있는데,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진실함이 외면의 아름다움만큼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분들의 개인적인 취향 하나하나가 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등 예술가의 창의적인 작품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어요. 어떤 사고와 마음이 담겼을까 짐작해 보기도 하고, 작품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마다 존경심을 느끼기도 하고요.

임세아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printbakery


Q11. 삶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 예술가는 누구인가요?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한 분야에서 시간을 쌓아온 장인들이 위대한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오랜 기간 수행과 같은 과정을 이어 오신 박서보, 김환기 작가님은 존경할 수밖에 없죠. 작품에 깃든 고뇌와 환희,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이에요.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예술가라고 느껴요. 옷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와 장인 정신, 더 멋진 결과물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 거기서 탄생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들. 존경이 이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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