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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삶의 행진, 아티스트 마이큐의 미술 취향

2022.02.21

진실한 삶의 행진, 아티스트 마이큐의 미술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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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베이커리가 소개하는 미술 취향, 아티스트 마이큐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마이큐는 음악과 미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잔잔하지만, 결코 단순히 흐르지 않는 감정들이 마이큐의 시선으로 걸러져 세상에 새겨졌습니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작은 기쁨들도 날아가지 않고 오선지와 캔버스 위로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자신 안의 고인 것들을 '마이큐 답게' 풀어가는 아티스트 마이큐, 그는 과연 어떤 미술 취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마이큐와 나누었던 내밀한 미술 취향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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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베이커리가 소개하는 미술 취향, 아티스트 마이큐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마이큐는 음악과 미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2007년 첫 정규 앨범을 세상에 내보이며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들과 순수한 감정을 노래했습니다. 잔잔하지만, 결코 단순히 흐르지 않는 감정들이 마이큐의 시선으로 걸러져 세상에 새겨졌습니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작은 기쁨들도 날아가지 않고 오선지와 캔버스 위로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자신 안의 고인 것들을 '마이큐 답게' 풀어가는 아티스트 마이큐, 그는 과연 어떤 미술 취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마이큐와 나누었던 내밀한 미술 취향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Q1. 싱어송라이터에서 이제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계신데요, 그림 작업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제 음악은 분명한 색깔이 있어서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에요. 어떤 특징까지는 아니어도 나이대와 층,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대상이 정해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이큐라는 뮤지션을 좋아하는 우물은 되게 작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제 그림으로 첫 전시를 하고 넓은 바다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저희 조카와 같은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하얗게 물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오셔서 그림을 살펴보더라고요. 제 그림이 취향에 맞고 안 맞고를 떠나, 모두가 그림에 대한 의견이 있고 마음에 와닿는 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 '이렇게 하면 좋아하겠지 혹은 대중적일까'하는 고민 없이 제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표출했는데 그걸 다수가 보러 와주신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죠. 다양한 사람들과 그림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Q2. 대중성에 대해서 고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시점이 있었죠. 사실 방법적으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내 것의 이런 부분을 포기하고 다른 방식을 취하면 층을 더 넓힐 수 있을 거라는 것을요. 그 방법이 성공을 가져다줄지는 해봐야 알겠지만(웃음). 저도 십 년 넘게 활동하면서 ‘대중적인 것’에 다가가려고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 저랑은 안 맞더라고요. 저는 제가 좋아야 하고, 제가 생각하기에 멋있는 걸 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Q3. 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좋아해 준다는 건 또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첫 번째 개인전을 했을 때 그림 앞에 오래도록 서 계신 분들이 있었어요. 슬쩍 보고 지나치는 게 아니라, 고요히 작품 앞에 머무시는 모습이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저도 마음에 와닿는 작품 앞에서 생각에 잠겨서 보곤 하는데 누군가 제 작품을 보고 저와 같은 행위를 펼치신다는 게 너무 아름답고 경이로웠어요.

마이큐 첫 개인전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 전경 ⓒ마이큐


Q4. 음악과 그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으시네요.
음악과 그림은 도구만 다르지 저를 표현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더 큰 놀이터와 더 많은 장난감을 가지게 된 거죠. 하지만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그림은 시작도 못해봤을 거예요. 처음 페인팅을 시작했을 때는 ‘뮤지션 마이큐’와 ‘페인터 마이큐’를 분리하고 싶었어요. 마이큐란 이름도 사용하지 않고 예명이나 본명을 쓰려고 했는데, 이길이구 갤러리 대표님께서 마이큐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작가님은 음악, 그림, 삶이 하나라서 분리가 안 되는 것 같다’라고요. 제가 답정너 스타일이어서 그때는 흘려들었는데(웃음), 감사하게도 끊임없이 저를 설득해 주셨어요. 결과적으로 설득당했고 마이큐로 활동하고 있죠. 대표님 말씀처럼 제 삶과 음악, 그림은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져있기 때문에 마이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5. ‘마이큐'라는 아티스트는 두 가지 도구로 표현하는 사람이시네요.
맞아요,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화가가 되고 싶다거나 작가로 불리고 싶은 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표현하는 사람이고, 음악과 그림이라는 두 가지 표현 도구를 손에 쥐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페인터(Painter)’라고 이야기하고 다녀요. 말 그대로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사람이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페인터 또는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의 내렸어요.

마이큐 작업실 ⓒ마이큐


Q6. 작가님의 처음이 궁금합니다. 왜 그림을 그리게 되셨나요?
공연장을 꾸미고 싶어서 처음 그림을 그리게 되었어요. 독립 뮤지션들은 공연장이 한정되어 있어요. 소규모 공연장 중에서도 좋은 사운드를 낼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없거든요. 활동한지 14년 차에 접어들다 보니 매번 같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는 낯선 곳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낯설고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공연장을 꾸미기 위해 처음 페인팅을 시작하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 갤러리 전시와 비슷한 맥락이었다고 생각해요. 모티브만 다를 뿐이지 공연장에 전시되었고 관객들이 보고 느끼는 거니까요.

마이큐의 그림으로 가득한 콘서트장 ⓒ마이큐


Q7. 전시장에서도 낯선 경험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신가요?
저는 새롭고 낯선 것을 좋아하는 동시에 클래식한 것들을 아끼기도 해요. 전통이 전통인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어떠한 것들을 뻔한 상태로 끝까지 가야 하죠. 전시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공간으로 화이트 큐브를 중시하는 것처럼요. 전시장은 ‘작품을 보고 느낀다’는 본질에 집중하고 싶어요.

Q8. 영감은 주로 어디서, 무엇으로 얻으시는 편이신가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아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을 바꿀만한 거대한 순간을 만날 일은 거의 없어요. 영화에서 어떤 해프닝이 일어나 삶이 완전히 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처럼요. 언젠가 그런 일이 오길 꿈꾸지만 현실에선 쉽게 일어나지 않아요. 예술을 한다고 해서 특별히 그런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저에겐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기쁨과 발견들이 영감이 돼요. 오늘 이 인터뷰의 순간조차도요. 제가 인터뷰에 임하는 기준은 질문지의 온도에요. 표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질문과 대답들.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만난다는 건 위대한 사건인거죠. 그렇게 나눈 시간과 대화들이 다시 제 그림에 들어가고요.

마이큐, Life is not a race, Be yourself, 145.5x112.1cm, 2021 ⓒ마이큐


Q9. 그런 발견들이 담긴 작품을 볼 때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예술가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작은 부분을 포착해서 애정을 들여 바라보잖아요. 누구보다 세상의 변화를 먼저 감지하고 자유롭고 용기 있게 표현해 내기도 하고요. 작품에 녹여진 예술가들의 시선을 느끼며 세상을 제대로 보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이 시대는 느끼는 방법을 모두가 잊어가는 것 같아요. 자극적인 것들이 작은 영감의 순간들을 밀어내지 않는 날들을 소망해요. 마음을 열기로 선택하고, 기꺼이 느끼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주는 기쁨을 모두가 느꼈으면 좋겠어요.

작업실에서 작업 중인 마이큐 ⓒ마이큐


Q10. 작은 기쁨들은 어딘가에 포착해두지 않으면 쉽게 잊혀지는 것 같아요. 따로 기록하고 계시나요?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다이어리에 기록해요. 예전에는 평범하게 일기처럼 글을 쓰곤 했는데, 김환기 선생님책을 읽은 후로는 편지 형식으로 글을 남기고 있어요. 김환기 선생님은 늘 향얀에게, 라는 말로 시작하는 편지를 쓰셨더라고요. 편지로 쓰인 글은 깊은 속마음을 꺼내 보여주는 것 같아 더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그걸 본 이후로 저도 대상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계속 편지를 썼어요. 말투도 60년대 화법처럼 ‘난 오늘 이런 일이었다오, 오늘은 눈이 왔더이다’ 이런 식으로요(웃음). 일기를 썼으면 단순히 하루의 일과를 나열했을 텐데 편지를 쓰니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입장에 놓이더라고요. 그게 위로가 되고 좋았어요.

감정을 기록하는 마이큐의 다이어리 ⓒ마이큐


Q11. 어떤 루틴으로 작업하시는지도 궁금해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직장인처럼 작업해요. 프리랜서라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저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성실하게 지키고 있어요. 오래전부터 밤늦게 작업하는 건 그만뒀어요. 어떤 느낌이 왔을 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지만 치열하게 몰입하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몰입과 멈춤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만의 페이스를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 것이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는 길이더라고요. 주말엔 아무것도 안 하고 넷플릭스 보면서 최대한 게으르게 지내요.

Q12.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어떻게 보내시나요?
점심 먹기 전까지 모닝 페인팅을 해요. 이때가 저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에요. 아침 햇살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는데, 그 시작의 순간을 페인팅으로 열 수 있다는 건 황홀한 행운이죠. 마치 겨울잠을 자던 새가 다시 날개를 펼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웃음). 그림이 마를 때쯤이면 러닝을 가서 6-7km 정도 뛰고 와요. 돌아와서는 미팅이나 회의 등 사무적인 업무를 보고, 미팅이 없는 날이면 음악 작업을 하거나 그림을 보면서 균형과 질서를 고민해요. 저녁 먹을 시간이 되면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요. 지루할 정도로 별게 없지만 루틴을 지키면서 사는 일상이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어요.

하루의 가장 중요한 순간인 모닝 페인팅 ⓒ마이큐


Q13.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무엇인가요?
몇 년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봤던 마크 로스코 전시가 아직도 오래 마음에 남아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관람하기 쉽지 않은 날이었는데도, 작품이 내뿜는 힘과 아우라가 어마어마해서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어요. 색감과 깊이, 미니멀한 표현 방식, 격렬한 감정 등 모든 것에서 마크 로스코의 독불장군 정신이 느껴졌어요. 동시에 우아하고 섬세할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고요.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하고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Q14. 작가님만의 작품 관람법은 무엇인가요? 어떤 점을 위주로 작품을 관람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로는 표현 방식이나 테크닉처럼 기술적인 부분을 먼저 보게 되더라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표현한 걸까, 어떤 재료를 사용하면 이런 표현이 나오는 걸까’ 하며 분석하면서 살펴봐요. 그 후에 내가 작가라면 어떤 의미를 담았을까 상상해 보면서 그림에 몰입하는 편이에요.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공간도 유심히 살펴봐요. 환기미술관을 가장 좋아해서 계절별로 찾아가서 정취를 느끼곤 해요. 사람이 없는 시간에 고요한 미술관에 혼자 앉아 있으면 작품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Q15.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마이큐 다운 것'을 구축하는 통로라고 생각해요. 제 감정의 기록들에 생명을 불어넣어 세상에 내보이는 행위이기도 하고요. 저에게서 태어난 창작물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가 기록을 시작하고, 길이 만들어지고,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진중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위트 있게 창작해야 한다고 믿어요.

작업 중인 마이큐의 모습 ⓒ마이큐


Q16. ‘덮다(Dub Da)’라는 작업 방식으로 페인팅을 하고 계시죠.
캔버스 위로 컬러를 배치하고 마지막에 바탕색을 칠하면서 점이나 선 같은 형태를 만들어가는 작업 방식이에요. 덮는 행위를 통해 제 작업에 의미를 부여해요. 우리는 누구나 과거를 덮고 싶기도, 상처를 덮고 싶기도 하잖아요. 아니면 가려진 걸 다시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요. 그런 점이 삶과 맞닿아있는 것 같아서 작품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정작 가리고 싶은 건 가려지지 않는다는 아이러니도 우리의 삶과 닮았고요. 무엇보다 ‘덮다(Dub Da)’라는 단어가 아름다워서 자주 읊조리게 돼요.

(좌)마이큐, Thoughts, 72.7x60.6cm, 2020 (우)마이큐, 인연, 72.7x60.6cm, 2020 ⓒ마이큐


(좌)마이큐, Kids are alright, 145.5x112.1cm, 2021 (우)마이큐, Am I dreaming 145.5x112.1cm, 2021 ⓒ마이큐


Q17. 작가님의 인생을 캔버스 위에 녹인다면 어떤 그림이 될까요?
Journey Man, 여행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은 작품일 것 같아요. 인생은 여정이어서 늘 목적지를 정하지만, 목적지는 늘 부재하고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도 없죠. 완성과 완벽 역시 우리가 늘 꿈꾸지만 이루기 어려운 목표고요. 정착이 되면 떠나고 싶고 떠나게 되면 다시 정착하고 싶은, 그런 여정의 반복을 캔버스에 녹이고 싶어요.

Q18. 앞으로 어떤 삶을 만들어 가고 싶으신가요?
다음 세대를 위해 자유롭게 표현하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세대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고, 어르신들의 어떤 마인드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그분들이 어려운 현실을 온몸으로 부딪쳤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편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다음에 오는 사람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교육을 통해 리더를 양육하고 창의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요. 한 명의 용감하고 지혜로운 리더가 나타나면 세상은 변화해요. 물론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그 사람으로 인해 퍼지고 퍼져서 조금씩 세상이 움직이게 될 거예요.

작가 마이큐 ⓒ마이큐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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