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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너무 가까워지지 않도록, 아방의 여행

2022.02.28

일상이 너무 가까워지지 않도록, 아방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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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의 여행은 ‘이색적인 장소에서의 생활’입니다. 별다른 특별함이 없지만 아방은 여행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런던에서의 유학, 베를린에서의 카우치 서핑, 뉴질랜드 여행 등.. 여러 다른 도시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아방에게 여행은 무엇일까요. 솔직하고 자유로운 아방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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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풍경 ⓒ아방


역시 영국이네요. 물방울이 타닥거리며 창문을 때리고 그 너머로 희미한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운 모습이 보입니다. 아방은 호흡을 가다듬고 몸을 일으켜 봅니다. 느지막한 시간입니다. 집을 내어준 친구는 이미 학교로 향했고 고요한 집안에는 빗소리가 얕고 넓게 퍼집니다. 욕실에서 물로 졸음을 흘려보냅니다. 따뜻한 차를 내려 잠깐 멍 때리다가 이내 여행 내 들고 다닌 드로잉 북과 노트북을 가방에 챙겨 나섭니다. 이곳에 머물면서 매일 가는 카페로 향합니다. 그는 여행지에 가면 꼭 그런 루틴을 만듭니다. 마치 여기서 원래 살았던 사람처럼. “여기 매일 와서 작업하면 되겠네.” 단숨에 단골 카페를 마음속으로 정해버립니다. 꼭 커피와 술을 같이 파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곳은 너무 멋부려서도 안되지만, 적당히 예뻐야 하고 시간이 푹 녹아들어 있어야 합니다. 아방이 앉은 소파는 세월이 묻어 조금씩 뜯어져 있습니다. 커피를 시키고 노트북을 열어 여행에서 그린 드로잉에 움직임을 넣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아방의 여행 일과가 이어집니다.



런던에서 작업 중인 아방 작가의 모습 ⓒ아방


아방에게 여행은 ‘이색적인 장소에서의 생활’입니다. 일어나서 매일 가는 카페를 가고 공원을 산책하고 몸이 고단해지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 아방은 그런 여행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런던에서의 유학, 베를린에서의 카우치 서핑, 뉴질랜드 여행 등.. 여러 다른 도시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아방에게 여행은 무엇일까요. 솔직하고 자유로운 아방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런던에서 자주 갔던 카페 ⓒ아방


순간의 감정이 드러나는 드로잉



아방이 가장 최근에 다녀온 해외여행은 런던과 코펜하겐입니다. 이 여행은 행복과는 다른 의미로 특별했습니다. 함께 간 친구만 믿고 떠났지만 가자마자 서로 안맞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분이 좋지 않은 채로 여행을 다녔고, 런던 – 덴마크 – 런던 코스에서 마지막 런던에 왔을 때에는 혼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장이라도 한국에 가고 싶어 최대로 일정을 앞당깁니다. 어쩔 수 없이 머물러야 하는 10일 동안에는 그곳에 ‘일상’이라는 것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유학 시절 친했던 친구의 집에 머물면서 일어나 씻고 집 앞의 작은 카페 겸 바를 다녔습니다. 이 헛된 시간에 무언가를 이루어내야 할 것만 같아서 매일같이 그곳에 가서 gif 만드는 법을 연습했죠.



런던 풍경 ⓒ아방


런던과 덴마크에서 틈틈이 그려둔 드로잉에는 아방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여행에서의 드로잉은 순간을 기록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진보다 노력의 품이 훨씬 많이 들어가니, 고정할 순간을 정하는 건 분명 더 신중해질 것입니다. 실제로 아방은 여행에서 남긴 드로잉을 보면 사진보다 더 깊은 회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2017 런던 드로잉 ⓒ아방


아방에게 2017년의 런던은 찬란한 유학 시절이었고 2018년은 삐끗했던 여행이어서 그런지, 같은 곳이지만 드로잉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전혀 다릅니다. 17년도의 런던은 사람들의 살 냄새와 기쁨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생기 발랄한 느낌입니다.



(좌) 2018 런던 드로잉, (우) 2018 코펜하겐 드로잉 ⓒ아방


2018 코펜하겐 드로잉을 이용한 gif ⓒ아방


반면, 18년도의 런던과 코펜하겐은 혼자 있는 사람, 사람이 없는 거리가 많고 쓸쓸합니다. 코펜하겐에서 그린 그림으로 만든 gif 하나를 보면 당시에 아방의 외로움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gif 속 한 사람은 텅 빈 거리를 걸어가다가 누가 부른 것도 아닌데 뒤를 돌아봅니다. 환청을 들었나? 그때 뒤에 있던 차 라이트가 깜빡거립니다. 하지만 그건 행인을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기대에 차서 돌아봐도 결국 혼자인 사람을 그린 것입니다.



코펜하겐 풍경 ⓒ아방


불필요한 것의 부재, 필요한 것들로 모인 충만



“덴마크는 도시 이미지가 강렬했어요. 여행을 하면서 계속 느낀 건데, ‘불필요한 것이 부재’한 도시였어요. 필요한 것만으로도 꽉 차 있기도 했고요. 예를 들어서, 한 가게만이 아니고 도시 전체의 모든 크리스마스트리에 오너먼트가 하나도 없고 노란 전구로만 장식되어 있었어요. 불필요한 장식이 없어서 그런지, 그것만으로도 정말 멋졌어요.”

도시의 인상은 경험으로 생깁니다. 그곳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의 조각은 한 데 모여 도시의 인상이 됩니다. 아방에게 덴마크는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필요한 것만으로 꽉 찬 도시였습니다. 이런 느낌은 코펜하겐의 ‘루이지애나 미술관’에서도 이어집니다.



코펜하겐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아방


“도시의 이미지는 전시에서도 이어졌어요. 미술관이 어마어마하게 큰데 그 안을 돌아다니는 모든 동산이 꽉 찬 느낌이었거든요. 빈 곳이 하나도 없었어요. 공간과 공간 사이에 뜨는 것이 없고 모든 동선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필요로 가득 찬 공간이 주는 만족감은 정말 감동적이었죠.”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 플래그쉽 스토어 아방 개인전 'The mooood I Love’ 전시 전경 ⓒprint bakery


아방이 코펜하겐의 한 미술관에서 느낀 감동은 그녀를 움직이고 실천하게 만들었습니다. 알찬 전시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던 아방은 개인전을 준비했고 2021년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에서 진행된 개인전은 관람자에게 빈틈없는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벽 하나도 비워두는 법이 없었죠. 아방의 그림 조각들이 크게 붙은 거울 벽은 마치 관객이 그림 안으로 들어온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한 발자국에 한 번씩, 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업들이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관객은 전시 하나를 다 보고 나서 배가 부른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방이 루이지애나 미술관에서 경험한 그런 느낌처럼요.

하나의 큰 일상, 아방의 여행의 이유



2018년 12월 24일, 런던과 코펜하겐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방은 이런 메모를 남깁니다.

"쉼보다는 자극을 얻으려고 여행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다지 새로운 곳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음 여행지를 생각하는데 또 런던, 베를린을 끼워 넣는 걸 보면 여러 군데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서울이 너무 익숙해지기 전에 다른 익숙한 곳에 숨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고요함 안에서 쉬는 시간을 가지더라도 바쁘게 머리 굴리며 못 쉬던 와중이면 그 시간에 자극받는다."

아방은 여행지에서 익숙한 곳을 만듭니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루틴을 만들며 점차 그곳에서의 일상을 일구어 냅니다. 그래서 아방은 여행을 ‘하나의 큰 일상’ 또는 ‘이사’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아방의 여행에는 도착지도, 출발지도 없습니다. 그는 여행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꾸지도 않습니다. 그저 ‘변화’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일상의 익숙함에서 항상 조금씩 떨어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일상이 너무 나에게 달라붙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여행으로 가능해집니다. 일상이 너무 가까워질 때마다 훌쩍 떠나버리는 것. 그래야 길의 중심에서 계속 걸어갈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 숙소에서의 아방 ⓒ아방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그럴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자유로움, ‘아방다움’



’아방다움’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그럴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자유로움’까지 모두 ‘아방다움’입니다.”

일상과 거리를 유지하며 중심을 잡고 나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선명해집니다. 지금 내가 머무는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외치는 것이죠. 아방은 상황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입니다. 메모, 드로잉으로 순간을 고정시킵니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 그림을 그립니다. 이전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일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아방만의 눈으로 그것을 담고 손으로 그립니다. 익숙한 곳에서 살짝 떨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면 낯설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작업실에서 작업중인 아방 ⓒ아방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라는 마음으로 모든 것에 임하는 아방의 태도가 드러나는 작업을 보다 보면 기시감과 낯섦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분명 어디서 봤지만 익숙해져 무뎌진 것들은 아방의 눈와 손을 거쳐 반짝거리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그의 캔버스 속 사람과 인물은 우리에게 이렇게 외치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멀리 떨어져 봐.” 여러분과 일상의 거리는 얼마나 가깝고, 또는 얼마나 멀어져 있나요? 조금 떨어져서 거리를 가늠해 보세요. 꼭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요.




EDITOR 전혜림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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