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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담아 삶을 유람하며, 태우 인터뷰

2022.6.14

애정을 담아 삶을 유람하며, 태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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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의 산수에는 사랑하는 일상의 시간들과 소중한 가족과의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그림 속 풍경은 작가가 원하는 이상이자, 행복을 위한 주문입니다. 태우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간 날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였습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반, 근무 중 여행이라도 떠나듯 홀가분한 기분으로 차창 밖의 초목들을 감상했습니다. 물기가 많은 날이었기에, 짙은 풀빛이 선명하게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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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을 담아 전하는 산수의 풍류, 태우 개인전 '화목한가(花木한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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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G 압구정, 태우 개인전 '화목한가(花木한家)' 현장


흔들리는 열대의 풀잎, 천천히 움직이는 물결, 짙은 산수의 향이 묻어나는 풍경 속, 호랑이와 눕새와 애벌레, 나비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습니다. 배가 오동통하게 불러온 눕새는 애벌레와 나비에게 젖병을 물리고, 호랑이는 이 장면을 바라보며 푸근하게 웃고 있죠. 태우는 전통적인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일상의 풍경을 담는 작가입니다. 태우의 산수에는 사랑하는 일상의 시간들과 소중한 가족과의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그림 속 풍경은 작가가 원하는 이상이자, 행복을 위한 주문입니다.

태우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간 날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였습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반, 근무 중 여행이라도 떠나듯 홀가분한 기분으로 차창 밖의 초목들을 감상했습니다. 물기가 많은 날이었기에, 짙은 풀빛이 선명하게 지나갑니다. 그렇게 내린 곳은 작은 카페 앞. 태우 작가는 닫혀 있는 낮은 담을 그냥 넘어 들어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습니다.

작업실에는 귀여운 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다’라고 불리는 것을 보며, 이름이 맞냐고 되물어야 했습니다. 첫째 딸은 ‘그림이’, 둘째 딸은 ‘그리다’라고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한 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이름입니다. 작업실 구석엔 미니 트램펄린이 있고, 아동용 장난감이 굴러다닙니다. 그 사이를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호랑이 그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PBG 압구정, 태우 개인전 '화목한가(花木한家)' 현장


진혜민(이하 진): ‘현대적인 산수화’라는 특징적인 장르를 통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업들을 해나가고 싶은가요?
태우(이하 태): 앞으로의 작업, 그리고 작가로서의 목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누워서 유람한다는, ‘와유사상’을 통해 일상의 풍경을 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대 일상의 풍경은 지금과 달랐고, 지금처럼 아기와 함께 누리는 생활은 또 다른 모습을 그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노년이 되었을 때는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항상 자유롭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며, 그것을 그리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 큰 목적이고, 그 즐거움을 잘 전달하고 싶어요. 지금은 아이들과 노는 것, 그리고 가장으로서 삶을 헤쳐나가는 것을 즐기고 있고요.

진: 작품에 호랑이가 등장한 것도 아이가 생긴 후였죠? 가정을 지키기 위한 든든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태: 처음 그려진 호랑이는 위압적이고 무서운 모습이었습니다. 호랑이가 등장한 것은 생활을 위해 카페를 운영하며 작업을 하던 때입니다.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여러 분류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죠. 술에 취해 오시는 분도 있고, 느닷없이 시비를 거는 분도 계셨어요. 삶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건 속에서 ‘우리 가족만큼은 보호해 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서운 호랑이를 그렸고, 그것이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반에는 호랑이가 애벌레(아기들)을 지키는 모습이 많았죠.

진: 지금 호랑이는 무섭다기보다는 정감 가고 푸근한 모습입니다.
태: 작품마다 항상 다른 스토리가 있습니다. 처음의 호랑이는, 당시 상황에 의해 가족을 지키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가족에게 받는 애정으로 충만한 행복을 느끼는 모습입니다. 노후에는 또 다른 호랑이가 나오지 않을까요? 작품 속에 시기마다의 스토리가 담기면 좋겠습니다.
진: 나중에 펼쳐보면 작가님의 20대부터 노년까지 담긴 자전적인 영화 한편 같겠어요.
태: 그렇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많이 힘들 거라는 생각은 합니다. 하나의 컨셉을 계속 선보인다면 더 빠르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오래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작업을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젖병을 들고 누워있는 눕새의 모습


진: 스토리 속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내고 계시잖아요. 많이 사랑받고 있는 ‘눕새’가 대표적이죠.
태: 눕새는 사실 임신한 와이프의 모습입니다. 임신했을 때, 편한 바지를 입고 다리를 다 드러낸 채 소파에 누워있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어요. 그때 무화과를 사달라고 했는데 돈 많이 벌면 사준다고 하고 말았죠. 대신 작품에 무화과를 그려 넣곤 했어요.

진: 당시의 모습을 눈으로 그리면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한마디 한마디에 애정이 묻어있는 게 느껴져요. 눕새라는 대상에 대해 갖고 있는 애틋한 애정이 와닿습니다. 저도 요즘 소중한 사람과 같이 하는 시간의 애틋함에 대해 생각하고 있거든요. 시간은 유한하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애정을 주고받고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작가님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행복을 느끼시는 것 같고요.
태: 정말 그래요. 함께 하는 시간들이 너무 행복합니다. 와이프가 서른이 되었을 때 꽃 30송이를 그려주기도 했어요. 평생 시들지 말라는 뜻으로요. 제가 아끼는 그림입니다.



태우작가가 와이프에게 선물한 30송이 꽃 그림


진: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작가님 그림의 시작이 궁금해집니다. 어떻게 미술을 접하게 되었나요?
태: 처음 동양화를 만진 것은 다섯 살 때입니다. 아버지가 통통배 선장님인데요, 그 당시에 선원 삼촌 중 한 명이 돈이 없는 화가였어요. 아버지가 남는 창고에 그 삼촌을 재워주었죠. 삼촌은 그곳에서 남는 시간 동안 작품을 그리며 지내더라고요. 제가 맨날 그곳을 기웃거리니, 그분이 동양화를 알려주었습니다. 먹을 처음 만져보았어요. 남들보다 그림을 일찍 만졌기 때문인지, 국민학교 선생님이 도시로 전학을 가서 배워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진: 먹을 만지는 것으로 그림을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 동양화를 하게 된 건가요?
태: 그보다는 동양화 재료들이 가진 물성이 좋았습니다. 일반 학원도 다녀봤는데, 서양의 빳빳한 종이가 싫더라고요. 화선지는 내 마음같이 스며들어서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이었어요. 그 ‘스밈’이 너무 좋았어요. 강렬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서요. 제가 할머니 손에 자랐거든요. 그래서 엄마 같은 따뜻함이 필요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거든요. 마이마이로 음악 들으면서 나무랑 대화하고 그랬어요. 감성이 너무 풍부하다 보니 스케치북의 딱딱함이 안 맞았던 것 같아요. 화선지의 날아다니는 듯한 사늘사늘함이 좋고,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힘이 넘쳐지고 기운생동해지는 것이 즐겁습니다.



태우작가의 작업 도구들


진: 작가님의 특별한 애착 도구가 있나요?
태: 붓입니다. 동양화 붓은 오래 쓸수록 길이 들거든요. 서양화 붓은 금세 망가지는 소모품이 되는데, 동양화붓은 애장품이 되죠. 저는 거칠게 작업할 때가 많아 8년 정도 쓰면 털이 빳빳해지곤 합니다.



태우작가의 붓


진: 작업실에서는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태: 저는 작가가 일반 직장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출근시간 퇴근시간을 만들고 지키려고 해요.
진: 그중 중요한 특별히 중요한 일과가 있을까요?
태: 그림이가 유치원 갔을 때 제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거요! 이 시간이 정말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요즘은 그림이가 뒤에서 뛰어놀고 있어도 그리긴 하는데, 그래도 혼자 놀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어린이집 갔을 때, 딱 세시까지, 점심시간도 아껴가며 미친 듯이 하고 있습니다.



태우작가의 작업실 풍경


진: 그림이가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마치 놀이터처럼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노나요?
태: 그림이가 아빠, 엄마랑 있는 것을 좋아해요. 물감 튜브를 블록처럼 쌓아 올리거나 펼쳐놓고 정리하면서 놀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망쳐놓은 작품 위에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자유롭게 벽에도 그릴 수 있게 해놓았는데, 캔버스같이 틀이 있는 곳에 그리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아마 엄마, 아빠가 캔버스에 그리는 것을 보고 따라 하는 것 같아요.



망친 호랑이 그림에 그림이가 그려넣은 눈, 코, 입, 수염


그림이가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던 벽


진: 작가님이 가족 이야기를 하실 때는 듣는 사람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잘 전해집니다.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태: 이번 개인전 준비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모든 준비를 끝내고 한옥 스테이에 놀러 갔습니다. 마침 제 생일이어서 와이프가 예약을 해주었어요. 그림이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저는 그 모습을 바라보았죠.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와이프와 이야기하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그 순간이 그렇게 행복하더라고요.



태우 작가의 드로잉과 신혼 여행지에서 사온 그림들


진: 사춘기에도 마이마이로 음악을 듣는 소년이었는데 최근의 순간에도 음악이 빠지지 않네요. 음악을 엄청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또는 영향을 받은 음악이 있나요?
태: 가사 없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제 멋대로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제일 좋아하는 것은 뉴에이지입니다. 지금 시대에 맞는 여러 악기들로 변주된 클래식 같거든요. 지금도 눈 감고 이런 음악들을 들으면 하늘을 달리는 기분이에요. 바람 소리, 새소리도 들리고요. 누자베스를 많이 좋아했고, 노막도 좋아합니다.

진: 상상력이 정말 풍부한 것 같아요. 어떤 생각을 떠올릴 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씬(scene)으로 그리는 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평생을 걸쳐서 이 장면만큼은 꼭 와유하고 싶다는 것이 있을까요?
태: 있습니다. 썬 베드에 제가 누워 있어야 해요. 그곳은 제 집이어야 하고요. 가족들은 넓은 잔디에서 뛰어놀고 있겠죠. 저는 나이가 많이 들어 머리가 하얗게 샜고요. 제 옆에는 마샬 스피커를 두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있어요. 힘이 많이 빠졌겠지만, 음악을 들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누워서 그 모습을 그리는 것이 제 마지막 장면이었으면 합니다.

진: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태: 근사한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으니, 든든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 나의 몫입니다. 근처에 있을 법한 평범한 아빠로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작업실 구석에 붙어있는 엄마와 아기가 그려진 드로잉


인터뷰를 마칠 때쯤 그림이가 하원해서 뛰어들어 왔습니다. 매일 맞이하는 순간일 텐데도 두 팔을 한껏 벌려 지금의 만남을 기뻐해 줍니다. 태우 작가는 일상의 작은 행복들을 인생의 전부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화선지에 먹이 스미듯, 작가의 모든 마음에 행복이 스며들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삶의 순간들을 아끼고, 그 순간들을 애정을 담아 유람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이해하고 싶어 찾아간 작업실에서, 작가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있고 그림이와 그리다가 있는 동화 같은 작업실에서, 앞으로도 충만한 애정이 쌓아지고, 따뜻한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DITOR 진혜민 DESIGNER 제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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