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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표로써의 예술, 프린트베이커리, RboW 대표 김소형 인터뷰

2022.6.20

삶의 지표로써의 예술, 프린트베이커리, RboW 대표 김소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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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베이커리와 알보우를 함께 운영 중인 김소형 대표는, 각자가 만들어갈 삶의 모양을 위해 일상의 모든 틈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을 제안합니다. 일을 하고 밥을 먹는 작은 순간들을 예술과 함께 하는 것이 곧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모두의 삶이 더 풍성하고 반짝이길 바라면서 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소형 대표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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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에 대해 얼만큼 생각하며 살아가나요? 나의 선호와 취향을 정립하는 과정은, 마치 물레로 형태를 빚어내듯 내 삶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작업과도 같습니다. 누군가는 담백한 백자 달항아리를 만들고, 어떤 이는 화려한 금박의 도자를 빚겠죠. 프린트베이커리와 알보우를 함께 운영 중인 김소형 대표는, 각자가 만들어갈 삶의 모양을 위해 일상의 모든 틈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을 제안합니다. 일을 하고 밥을 먹는 작은 순간들을 예술과 함께 하는 것이 곧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모두의 삶이 더 풍성하고 반짝이길 바라면서 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소형 대표를 만났습니다.







Q1.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개성 강한 향,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이 돋보이는 알보우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싱가포르에 몇 년 지내며 쉴 때가 있었어요. 계속 달려오다 잠시 쉬어가는 때였죠. 그 때, 회사의 일이 아닌 나만의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때 문득, 패션과 아트의 콜라보레이션은 많은데, 뷰티와 아트는 사례가 많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워낙 향을 좋아하는데, ‘아트와 뷰티’, ‘아티스틱 한 향’, ‘몸에 지니고 다니는 아트’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죠. 향도, 그 향을 담은 패키지도 모두 하나의 예술품 같기를 바라며 생긴 브랜드입니다.

Q2. 알보우의 제품을 개발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이 일상의 틈에서 항상 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알보우 사무실은 마치 아뜰리에 같습니다. 한 쪽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스터디하고, 물감이 마구 굴러다니죠. 그냥 예쁘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직접 물성들을 만지며 작업을 해보고 그것을 향과 어울리게 합치시키는 거예요. 예술을 하는 행위 자체가 작은 소품부터 녹아들어 결국 라이프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번져가는 거죠. 드로잉이 있는 가방과 러그. 물감이 뿌려진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머그, 철제 디퓨저. 모든 사람이 꼭 그림을 걸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만들고 있습니다.



알보우의 향들


Q3. 대표님이 원하는 것은 결국 일상 속에서 예술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거네요. 함께 운영하는 프린트베이커리의 브랜드 가치도 그렇고요.
맞아요. 보통의 사람들은 하루에 9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요. 가끔 멋있게 차려 입고 인스타그램을 하는 때에도 예술을 접하기는 쉽지 않죠. 제가 원하는 것은 평범한 일상 시간 속에 예술이 쌓이는 것입니다. 그림을 집에 걸어놓고 즐긴다거나, 내가 쓰는 컵, 향 등을 더 감각적으로 즐긴다거나. 이런 식으로 나만의 컬렉션을 만들어 가는 거예요. 컬렉션은 결국 내 취향을 드러내는 거고, 그걸 통해 나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이거든요. 프린트베이커리가 말하는 모두의 미술, 그리고 알보우가 말하는 일상 속의 미술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 모두가, 자신의 삶의 모양을 만들어가기 위해 예술을 누리길 바라는 거예요.

Q4. 삶의 모양을 만들고 드러내기 위한, ‘삶의 지표’로써 예술을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확고한 예술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곧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얘기로 받아들여져요. 그렇다면 대표님의 개인적인 예술 취향이 궁금해집니다.
저는 디테일보다 ‘큰 선’을 먼저 봅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또 많은 영감을 받는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건축가예요. 특히 르 코르뷔지에를 좋아합니다. 언뜻 투박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모든 비율이 잘 어우러져 있잖아요? 감각적인 선, 멋스러운 비율이 주는 자극과 안정감이 작은 요소들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집에 정원이 있는데, 정원의 나무들도 굵고 큰 잎을 가진 것들이 많아요. 화려하고 예쁜 것들보다 투박하고 담백한 것들이 가진 겸손한 아름다움에 끌립니다. 최근 오픈한 알보우 쇼룸에도 르 코르뷔지에 창문이 들어가 있어요. 제 취향이 담긴 ‘디렉터스 테이블’을 연출해 놓았는데, 깔끔한 흰 천과 굵은 밧줄을 사용했습니다. 제 취향을 전시한 테이블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알보우 하우스에 설치된 르 코르뷔지에 창문


흰 천과 밧줄로 연출된 알보우 하우스의 디렉터스 테이블


Q5. 취향이 정말 확고하신 것 같습니다. 이런 취향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가 궁금해요. 특별히 인상 깊은 유년 시절의 기억이 있나요?
특별한 기억이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이것저것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책도 많이 봤죠. 많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골목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굳이 찾아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 곳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장면들이 좋아요. 작은 골목을 쏙 들어와서 탐색하는 것이 취향을 찾아가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골목에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큰 도로에 있는 멋있고 화려한 것보다, 진중하게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죠. 어디 있어도 상관없다는 자신감으로 자신의 콘텐츠들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다 느끼고, 그 감정을 내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알보우 하우스도 한남동의 작은 골목 속에 만들었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베이스가 되길 바라면서요.



김소형 대표가 최근에 본 것들 1 - 좌: 베니스 구겐하임 / 우: 바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김소형 대표가 최근에 본 것들 2 -좌: 2022 베니스비엔날레, 안젤름 키퍼 / 우: 2022 베니스비엔날레, 아니쉬 카푸어


Q6. 예술의 감성을 차곡히 쌓아가는 과정을 겪어온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꿈꾸었던 삶의 모습은 어땠나요?
신기하게도 지금의 제 모습 그대로를 꿈꾸었습니다. 미술품을 다루는 브랜드를 기획하고,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거요. 안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달려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준비되어 있다면 기회는 항상 우연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 같아요. ‘알보우’는 ‘Real Bow’의 약자예요. 우연히 산책길에서 본 무지개를 보고 계속 무지개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요. 뷰티와 아트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엉뚱한 순간 찾아온 무지개 덕분에 구체적인 브랜드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찾아오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꿈꾸었던 삶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김소형 대표의 취향이 가득 담긴 디렉터스 테이블


Q7. 알보우와 프린트베이커리를 운영하기 이전, 가나아트에서 경험했던 것들이 궁금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프린트베이커리가 독립하기 이전, 가나아트를 통해 프린트베이커리 리브랜딩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입사하였습니다. 브랜드의 톤 앤 매너를 만들어가는 게 즐거웠어요.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 파리에서 정말 많은 에디션들을 본 것 같아요. 그 당시에도 “일상 속 미술”이라는 키워드는 동일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줄리안 오피 작업을 갖고 ‘워킹 인 한남’이라는 이름의 한남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피드백이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Q8. ‘예술을 가깝게 누리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어요. ‘예술’이 우리의 삶에 어떤 것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술 없이 살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게 과연 풍요로운 삶일까요? 예술을 근처에 두고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자극을 받는 일입니다.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거죠. 다른 사람은 못 보는 예술적인 장면들을 일상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풍부한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유럽에서 좋아하는 공간, 프라다 파운데이션


좋아하는 밀라노의 가구 갤러리 Nilufar gallery


Q9. 그렇다면 대표님의 일상이 궁금해집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어디에 쓰시나요?
대부분 일하는 데 쓰고 있어요. 그래도 일이 항상 예술을 접하는 것이다 보니 행운인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미술품을 보고, 그것으로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잖아요. 즐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Q10. 일상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풍경이나 사물은 무엇인가요?
집 정원이에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보고 오고, 집에 들어올 때도 앉아서 한참을 보곤 해요. 자기 전에 보면 또 다른 느낌이고요. 영감을 얻기 위해 보는 것은 아닌데, 자연스럽게 자연물의 선이나 면이 제 마음에 남더라고요. 호두나무, 미니사과나무 같은 것들이 있어요. 얇은 가지들보다 두껍고 넓적한 잎의 면들을 좋아해서요. 예쁘게 뻗어나가는 것보다 축 늘어지는 자연스러운 모양을 좋아하고요.

Q11. 살면서 가장 간직하고 싶은 예술적인 순간이 있었다면 어떤 장면인가요?
싱가포르가 적도에 있잖아요. 일주일에 한 번씩 산책 가는 산책로가 있었는데 마치 정글 같은 곳이었어요. 몸통만 한 도마뱀이 나오기도 하고, 원숭이들이 모자를 뺏어가기도 했습니다. 지금 딱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눈을 감으면 그곳의 장면이 떠오릅니다. 짙은 햇살, 이파리의 향, 색, 소리들.



가장 간직하고 싶은 예술적인 장면, 싱가포르의 산책로


Q12. 프린트베이커리와 알보우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금까지도 잘 해왔지만 앞으로가 더 보여줄 것이 많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미술이 특수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계속해서 탈피하고자 노력할 거예요.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고, 감각적인 타 브랜드와 협업도 계속 이어나가고 싶고요. 이런 것들이 지속되어 미술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로 예술의 영역이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알보우는 ‘알보우스럽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공감되길 바라며 뚝심 있게 해나가야겠죠.



유럽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 밀라노 프라다 파운데이션


김소형 대표는 좋아하는 일, 마음에 담아 둔 풍경, 유독 시선에 꽂히는 요소들을 예민하게 살피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을 즐깁니다. 일상의 부분들을 모아 ‘김소형’이라는 정체성을 만들고 그것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삶의 방향성이 명확한 사람은 명쾌한 행보 때문에 앞으로가 유독 궁금해집니다. 김소형 대표가 그려갈 프린트베이커리, 알보우의 미래를 호기심을 담아 응원합니다. 언젠가 사무실의 회사원도, 아이를 돌보는 엄마도,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도, 일상의 곳곳에서 예술을 마주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EDITOR 진혜민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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